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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폐기 예정 간 사용해 이식 수술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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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이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폐기된 간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영국 버밍엄대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에 최근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임상 기준에 미달해 폐기된 간 31개 중 실제로 이식이 가능한 간이 총 22개에 달했다"며 "46~65세 환자들을 대상으로 간 이식 임상시험을 거친 결과 90일까지 이식 실패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고, 수술 후 1년이 경과해도 22개 중 21개 간이 잘 작동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여기서 90일이란 이식된 간이 완전히 작동 중임을 보여주는 기준일이다.

임상에 쓰인 폐기된 간들은 새로운 이식 대상을 찾지 못해 폐기 예정인 간이었다. 적출된 장기를 살아 있는 상태로 유지해주는 특수 용액인 관류액을 활용한 '간 관류 장치'로 폐기 예정이던 간의 70%가량을 다시 쓸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간 관류 장치를 쓰면 간을 이식 가능한 상태로 오래 유지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 분석이다. 보통 간을 몸 밖에서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20시간에 불과했다. 간 이식을 기다리다가 사망하거나 건강이 악화돼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발생하면 이식 예정이었던 간은 유지 기간을 늘리지 못해 폐기해야 했다.

반면 간 관류 장치에는 특수 제작된 관류액이 들어 있다. 생체 내 환경처럼 포도당 농도와 산소량을 유지하고, 노폐물을 없애거나 적혈구의 적정량을 유지할 수 있다. 체내 환경과 비슷한 환경이어서 간 조직이 괴사하지 않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렇게 관류 장치로 간을 보존하면 관류액 교체 없이 최대 일주일 동안 간을 살아 있는 상태로 둘 수 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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