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으로 연일 미국 정가를 들쑤시고 있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5월 13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기 전 취재진과 문답을 주고 받을 때 안경을 올려 쓰고 있다. 볼턴은 18일 ABC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부적격자였으며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수행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AFP 자료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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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최근 북한의 대남 적대행동에 대해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고록 출간을 앞둔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향해 “북미 관계를 후퇴시켰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올린 트윗을 통해 볼턴 전 보좌관이 ‘리비아 모델’을 고집하는 바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분통을 터뜨렸으며 볼턴의 주장이 북미 관계를 망쳤다고 탓했다.
“리비아 모델 언급해서 김정은 분통…그럴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친 존 볼턴이 ‘디페이스 더 네이션(Deface the Nation)’에 나가 멍청하기 짝이 없게 ‘북한을 위해 리비아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을 때 다 망했다. 나와 잘 지내고 있었던 김정은은 그의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고, 당연한 일이다”라고 적었다.
볼턴, 그날 노 딜 예상했었나 - 미국 정부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해 일괄 타결로 회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확대회담에서의 미국 참석자 모습. 왼쪽부터 ‘대북 강경파’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하노이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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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볼턴을 근처에 오는 걸 싫어했다. 볼턴의 멍청한 말 하나하나가 우리와 북한을 매우 형편없이 후퇴시켰고, 지금까지도 그렇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나는 (볼턴에게) 대체 무슨 생각이었냐고 물어봤고, 그는 답변도 없이 그저 사과만 했다. 초반의 일이었는데 그때 그를 해임했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디페이스 더 네이션’(국가 망치기)은 CBS방송의 일요 시사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국가 마주보기)에 부정적 접두사를 붙여 비하한 표현이다.
볼턴이 내세운 ‘리비아 모델’이란?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말 폭스뉴스 및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연달아 출연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리비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볼턴 전 보좌관의 취임 후 첫 인터뷰였다.
니콜라 사르코지(왼쪽) 전 프랑스 대통령과 무아마르 카다피. EPA 연합뉴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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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전 보좌관이 언급한 ‘리비아 모델’은 미국이 리비아를 통치하던 무아마르 카다피와 협상 끝에 2003년 핵 무기 개발 계획 포기를 이끌어내고 대량살상무기도 폐기시켰다. 미국은 약속대로 경제 지원과 수교에 나섰지만 비핵화 이행이 끝나자 2011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대가 반군을 지원하며 카다피는 실각했다.
북한은 리비아 모델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볼턴 전 보좌관을 당시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가 볼턴 비난하며 ‘연락사무소 폭파’ 언급 안 하는 이유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기본적으로 볼턴 전 보좌관을 비난하는 데 주력한 모양새다.
악수하는 북미 정상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환담과 만찬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2019.2.28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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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북미 협상이 교착된 책임을 볼턴 전 보좌관에게 돌리고 김정은 위원장을 두둔하면서 오는 11월 대선 전 혹시 모를 북한의 대미 무력시위를 차단하고 상황을 관리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볼턴 전 보좌관을 해임했을 때도 볼턴 전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언급을 문제 삼으며 비난했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최근 연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외교를 비판하는 행보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질세라 볼턴과 그의 책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는 물론 공식석상에서도 최근 북한의 대남 강경 행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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