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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윤석열 사퇴론’을 꺼낸 與 설훈, 과거 추미애 “민주당 회초리 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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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최고, 추미애 법무장관과 20년 넘은 DJ계 인연/민주당 내 검찰공정수사촉구특위 위원장 맡아/“윤석열, 국민 아니라 조직에 충성하는 사람”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설훈 의원이 19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사퇴요구를 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당 차원에서는 “설 최고위원의 사견”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가 윤석열이면 벌써 그만뒀다” 발언은 어떻게 나왔나

    설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새아침에서 작심한 듯 시작부터 윤 총장 얘기를 꺼냈다. 사회자인 노영희 변호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사건 감찰을 놓고서 윤석열 총장하고 서로 반대되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이야기가 나온다. 어떻게 보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설 최고위원은 “윤석열 총장이 우리 정부하고 적대적 관계라고까지 하기는 지나치지만 어쨌든 각을 세우고 있었던 것은 만천하가 아는 사실이다. 그러다가 장모 사건 등으로 해서 조금 진중하는가 했더니 다시 또 이렇게 법무부 장관하고 각을 세우고 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제가 볼 때는 잘못된 거라 생각한다. 법무부 장관과 총장을 기본적으로 어떤 사안에서든지 의견을 같이 하는 것이 상식인데 지금까지 그랬거든요.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총장과 법무부 장관이 서로 견해가 달라서 싸우는 듯한 이런 모습은 보인 적이 없었다. 아마 건국 이후 그런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런데 지금만큼은 윤 총장하고 추 장관하고 서로 다투는 모양으로 보인다고 하는 것은 지극히 안 좋은 사태이기 때문에 조만간 ‘결판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노 변호사가 ‘결판을 어떻게 지느냐’고 다시 물었다. 설 최고위원은 “총장이 임기가 있다고 하지만 이런 상태로 법무행정, 사법행정이 진행된다고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문제가 아니고, 보기에 참 딱하다. 그렇기 때문에 뭔가 상황에 대한 정리가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이게 지금 감찰하라, 마라하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물론 보는 시각에 따라 달리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기본적으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이런 식으로 싸우는 모양새로 간다고 하는 것은, 이것은 상식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뭔가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편 패널로 나온 미래통합당 홍문표 의원은 추 장관이 그릇에 맞지 않는 자리를 앉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설 최고위원은 “추 장관은 우리당(민주당)의 전 대표를 했던 분이다. 어쨌든 이 사태를 그냥 두고 보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뭐라고 하겠나? 빨리 정리하라.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제가 윤석열이라고 하면, 벌써 그만뒀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버티고 있나”라고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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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훈&추미애는 DJ가 아끼던 15대 국회 동기

    설 최고위원이 총대를 멘 것처럼 보이는 데에는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우선 설 최고위원과 추 장관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동교동계’ 막내로 통하는 설 최고위원은 15대 국회 때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처음 배지를 달았다. 추 장관도 15대 국회에 초선으로 입성했다. 둘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끼는 인물로 15대 국회 초선 동기다. 또, 민주당 내에서 당시 소수로 꼽혔던 영남 출신이다. 설 최고위원은 마산 출신이고, 추 장관은 대구 출신이다. 설 최고위원은 지난 2월에도 “역대 법무부장관 중 추 장관 정도만 했으면 한국 사법 상황은 훨씬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하며 두둔했다.

    2018년 설 최고위원은 출판기념회에 당 대표로 찾은 추 장관은 “새정치국민회의 제가 부대변인으로 먼저 시작했었다. 그 당시 함께 했던 분이 설훈 의원님”이라며 “사실 요즘 정치인이 자기 철학과 가치를 담은 훌륭한 책 임에도 불구하고, 모셔다가 소신과 족적을 당당하게 밝히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자리는 꼭 오고 싶어서 왔다”고 인사했다.

    추 장관은 “촛불 대선에 설훈 의원님 같은 분이 역사의 궤적을 바로 잡지 않았으면 촛불 대선도 우리가 가질 기회가 아마 없을지도 모른다”며 “설훈 의원님이 의총장에 안 보이면 제가 조금 찝찝하다. 그만큼 꼭 계셔야 될 분이다. 분위기를 잡는 분이다. 민주당에 똑바로 길을 갈 수 있도록 회초리를 들 분이시기도 하다”라며 “김대중 총재를 대통령 한 번 만들어보려고 부대변인 시절에 전국을 다니면서 마산의 어느 술집을 갔었다. 바가지를 썼었다. 그 때만 해도 김대중 총재와 언론이 돈독한 환경이 아니었다. 항상 왜곡된 기사로 혼이 많이 날 때다. 정치인 김대중을 좋게, 진실보도를 할 수 있을까 해서 언론인들과 친해져보려고 술자리를 가졌었다. 그 때 너무 많은 바가지를 썼었다. 저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것도 몰래 내주셨다. 그래서 겉보기보다 속이 더 따뜻한 분이라고 기억한다. 따뜻하게 국민을 감싸 안고, 온 몸을 던져 지킬 수 있는 의지의 정치인 설훈 의원님, 여러분 앞으로도 지켜주실 것인가? 감사하다”라고 인연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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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시스


    ◆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장 출신으로의 역할

    두번째는 설 최고위원 본인의 소신이다. 설 최고위원은 지난해 12월 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을 향해 “국민이 아니라 검찰 조직에만 충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설 최고위원은 “윤 총장이 잘못하고 있는 부분은 자기 조직, 검찰 조직에 충성하고 있는 형태”라면서 “이건 지극히 잘못된 판단이고 윤 총장이 갖고 있는 개인적 자세를 보면 그런 사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조직에 지금 함몰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지난 1월에는 ‘정권 수사 검사들을 찍어냈다’는 야당의 비판에 설 최고위원은 “검찰청법에 따라 법무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 이번 인사는 절차상으로도 내용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며 “권력을 수사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검찰이 할 일을 제대로 하라는 인사다. 편파적인 수사로 권력을 남용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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