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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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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맛집 '우사미', 배민 포기하고 테이크아웃…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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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액 50% 상품권…2인분 포장 시 5인분도

배달앱 수수료·경쟁 격화로 채산성 악화 대안

뉴시스

[서울=뉴시스]인천 청라신도시 우사미 본점 '명품 소갈비찜'(대)과 상품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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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정환 기자 = "배달 대신 테이크아웃을 하시면 구매액 절반을 상품권으로 드립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광받는 '언택트'(비대면·Untact) 소비의 하나가 '음식 배달'이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관련 애플리케이션 이용이 대세가 되고 있다.

그러나 한 음식점이 과감히 수많은 고객이 찾는 배달 앱 사용을 포기하고, 테이크아웃(포장) 고객에게 직접 혜택을 주겠다고 나서 주목된다.

'한식 장인' 유민수 대표가 운영하는 인천 서구 청라루비로 '우사미' 본점이 그곳이다.

우사미 본점은 5월 말부터 2만원 이상 음식 포장을 한 고객에게 구매 금액의 50%를 상품권으로 지급하고 있다. 6만원인 '명품 소갈비찜'(대)을 사면 3만원, 3만5000원인 '소고기 보신 전골'(소)을 사면 2만원 상당의 '우사미 상품권'을 준다. 소고기 보신 전골(소)의 경우 1만7500원 상품권을 줘야 하지만, 반올림해 더 많이 준다.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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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인천 청라신도시 우사미 본점 '소고기 보신 전골'(대)과 상품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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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은 '이벤트 메뉴'를 제외한 모든 메뉴다. 이벤트 메뉴는 3만3000원인 '옛날 맛 불고기'(600g), 2만2000원인 '국내산 돼지갈비 양념구이'(200g) 등이다.

이들을 제외한 이유는 이미 3월부터 각 2인분인 이들 메뉴 포장 주문 시 3인분을 무료 추가해 5인분을 주고 있어서다.

전 메뉴가 포장 시 파격 혜택 대상인 셈이다.

특히 상품권 소지 고객은 다음에 방문할 경우 이를 모두 사용해 다시 포장하거나 매장 내 식사가 가능해 매우 경제적이다.

이 집은 '우리 사장이 미쳤어요'를 콘셉트로 '맛있는 음식을 푸짐하면서 저렴하게' 판매해 이미 '경서동 맛집' '청라 4단지 맛집' 등으로 유명하다. 새로운 포장 혜택이 맘 카페를 비롯한 지역 커뮤니티에서 입소문 나면서 자가용은 물론 택시를 타고 와서 사가는 고객이 많다. 기름값이나 택시비를 들여도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유 대표가 포장 고객에게 이러한 혜택을 주게 된 이유는 배달 앱이 효과는 점점 떨어지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배달 앱 중 배달의 민족을 3년 전부터 활용해왔다. 하루 50건 이상 배달이 이뤄져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60평 규모 대형매장을 임대하고, 요리사 등 10여 명의 직원을 고용했으나 연중무휴 24시간 영업과 배달 앱 활용으로 매년 수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상황을 바꿔놓았다. 배달 앱 주문이 늘어나기는커녕 오히려 격감했다.

유 대표는 "코로나19로 음식 배달 시장이 커졌다지만, 그것은 배달 앱에만 좋은 것이다. 음식점으로서는 상황이 오히려 나빠졌다"고 토로했다.

유 대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청라 지역에서 배달의 민족을 통해 '한식'을 배달 판매하는 음식점은 30여 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6월 현재 300여 곳으로 급증했다. 한식이 아닌 다른 종류 음식점까지 포함하면 배달의 민족 내 경쟁률은 '수천 대 일'에 달한다.

유 대표는 "경쟁 음식점이 점점 늘어나면서 배달의 민족을 이용해 주문하는 고객에게 우리 가게가 노출되기는 더욱더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주목한 것이 3월 포장 고객 사은 이벤트에 보인 고객 호응도였다. 건물주가 2월 임대료를 면제해주고, 3월부터 임대료를 낮춰준 데 대한 고마움을 고객과 나누기 위해 진행한 '옛날 맛 불고기' '국내산 돼지갈비 양념구이' 포장 이벤트에 고객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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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식 장인' 유민수 청라 우사미 본점 대표



유 대표는 "점심에 식사하러 왔다 포장 이벤트를 알게 돼 퇴근길에 가족과 먹겠다고 사러 온 고객, 주말에 멀리서 차를 몰고 찾아온 고객 등을 보니 배달 앱에 수수료를 주는 것보다 고객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며 "물론 배달 앱 수수료 액수가 더 적긴 하다. 그래도 우리 고객이니 더 받아도 된다"고 전했다.

두 메뉴로 먼저 시작한 포장 고객 혜택이 매출 증대로 이어지면서 우사미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데도 직원을 한 명도 줄이지도, 월급을 깎지도 않았다. 오히려 5월에는 직원들에게 보너스도 나눠줬다. 건물주에게는 5월 임대료를 정상적으로 지불했다.

5월 말부터 시작한 상품권 지급 이벤트로 포장 고객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는 배달 앱 주문 고객 수를 추월했다.

그는 "매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달 앱 매출이 급감하면서 위기에 놓였던 것도 사실이다"면서 "이때 다른 음식점들처럼 배달 앱 광고를 확대하는 대신 포장 고객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방식을 택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우사미 본점은 당분간 배달 앱과 포장 판매를 병행한다. 하지만 곧 배달 앱 판매를 중단하고 포장에 전력할 방침이다. 구매액 50% 상품권 지급이나 3인분 추가 포장 등 고객 혜택은 포장 판매를 하는 한 유지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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