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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나도 어렸을때 맞은 홍역 주사···美해군, 코로나 버틴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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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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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맞는 홍역 백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바이러스를 약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학 폴 피델 교수와 마이리 노베르 교수는 젊은 세대가 코로나19에 강한 저항력을 보이는 이유는 어렸을 때 MMR 백신(Measles, Mumps, Rubella·홍역, 볼거리, 풍진)을 맞은 것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미국 미생물학학회 학술지 '엠바이오'(mBio)를 통해 밝혔다.



"MMR이 선천성 면역 기능 훈련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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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시애틀의 한 병원에서 찍힌 MMR 백신 주사.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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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R은 살아있는 홍역 등 바이러스를 약화시켜 만든 생백신(Live vaccine)이다. 생백신은 독성을 제거하고 항체를 생성할 수 있는 수준의 약화된 바이러스가 들어있어 접종시 표적 병원체를 예방하는 기능을 한다.

연구진은 생백신이 다른 병원체로 인한 비특정(nonspecific) 감염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MMR 접종이 홍역만 예방하는 게 아니라 코로나19와 같은 다른 감염병도 대처할 힘을 길러준다는 뜻이다. 생백신이 골수에 있는 백혈구의 전구세포를 훈련시켜 다른 병원체의 침입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힘을 기르게 하는 원리다.



폐 염증 감염과 패혈증 억제 효과도 주목



특히 MMR 백신이 코로나19 중증 증상인 폐 염증 감염과 패혈증을 억제하는 데 효과를 보였다는 점도 연구진의 주목을 끌었다. 생백신 접종이 '훈련된 선천성 면역(trained innate immunity)' 기능을 강화하고 이런 기능은 장수 골수성 유래 억제 세포(MDSC)의 매개에 의해 패혈성 염증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미 해군 핵추진 항모 루스벨트호의 사례가 제시됐다. 앞서 미국에서는 루스벨트호 승조원 중 955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이들 중 입원 환자는 1명(사망)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가벼운 증상으로 넘어갔다고 한다. 미 해군은 모든 신병에게 MMR 백신을 접종시킨다. 또 신생아들이 MMR 백신을 맞기 시작한 1957년(미국 기준) 이전 출생자들의 코로나19 사망률이 젊은 층 대비 높다는 것도 MMR 백신이 패혈증 등 중증 병리 증상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를 방증하는 사례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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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7일 태평양 해상에 도착한 미국 항공모함 루스벨트호의 모습.[미국 태평양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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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MMR 백신 접종 시 치명률 낮출 수 있어"



이들 교수는 신생아 MMR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한 1963년(영국 기준) 이전 출생자들과 요양원·병원 종사자가 MMR 백신을 접종하면 '리스크는 적고 효과는 높은(Low Risk High Return)' 코로나19 대비책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1957년 이전 출생자들은 홍역이 발발했던 당시 자연 면역이 됐을 것으로 추정돼 그동안 MMR 백신 접종이 권장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대비를 위해 이들도 시험적으로 접종할 필요가 있다고도 건의했다.



국내 전문가들 "홍역 예방 위해서라도 재접종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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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초등학생들이 홍역·풍진 단체접종을 받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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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홍역 예방을 위해서 MMR 백신은 총 2회 접촉이 권장된다. 1차 접종 시 예방효과는 93% 정도이고 2차 접종까지 하면 예방효과가 97% 정도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소규모 홍역이 유행해 전문가들은 어린 시절 MMR 백신을 접종한 젊은 층도 다시 백신을 적극적으로 맞을 것을 권장했다. MMR 백신의 효과가 10년 정도 밖에 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2017년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MMR 예방 접종을 완료한 20대들의 홍역 항체 보유율은 조사 당시 1995~1998년생 48.5%, 1999~2001년생 66%, 1990~1994년생 69.6%에 불과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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