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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코로나19 안중에도 없다"…프랑스 음악축제 북적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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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리옹 등 전국 도심 '음악 축제의 날'…마스크도, 사회적 거리두기도 없었다

연합뉴스

21일 파리 시내에서 열린 음악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AFP=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먹고 마시고 춤추다."

전국적인 '음악축제의 날'이었던 지난 21일(현지시간) 저녁 파리와 리옹 등 프랑스의 주요 도시들에서는 매년 여름 거리 곳곳에서 열리는 음악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고, 정부가 거리에서 10명 이상의 단체 회합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파리의 생마르탱 운하 주변과 마레 지구 등 소위 '힙'한 지역들에서는 수천 명의 인파가 좁은 골목길에 모여 DJ가 틀어주는 흥겨운 리듬에 몸을 맡기며 춤과 술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BFM 방송과 프랑스텔레비지옹 등 프랑스 방송사들이 보도한 영상들을 보면 축제 인파 속에 마스크를 쓴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다.

한 프랑스 여성은 프랑스3 채널과 인터뷰에서 흥에 겨운 목소리로 "예방 수칙 같은 것은 분명히 아무도 안 지키고 있다"고 말했고 다른 여성은 "축제를 하지 못한지 석 달이 됐는데 젊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고 싶어한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탈세 범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병보석으로 풀려난 71세의 우파정치인 파트리크 발카니도 자신이 시장으로 재직했던 파리 근교 도시의 도심에서 주민들과 흥겹게 춤을 추는 모습이 포착됐다.

심지어 그는 비판 여론에도 아랑곳없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축제를 즐기는 사진까지 올려 비난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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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파리 시내에서 음악 축제를 즐기는 인파 [AFP=연합뉴스]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고 여전히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상황에서 이처럼 조심성 없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발레리라는 이름의 프랑스인은 페이스북에서 "당신들 인생을 갖고 뭘 하든 상관없지만 당신 주위 사람들을 생각해라. 많은 사람이 가까운 존재들을 코로나바이러스로 잃은 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라고 일갈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최전선에서 싸워온 의료진도 심각한 우려의 뜻을 표했다.

수도권에서도 가장 많은 코로나 중증 환자를 치료해온 파리 피티에-살페트리에르 병원의 질베르 드레 박사는 "수백만 명이 석 달 동안 (봉쇄조치로) 일을 하지 못했다. 바이러스가 내일 다시 확산하면 음식점과 카페, 호텔들을 다시 닫아야 한다. 이 음악 축제를 꼭 해야 했나"라고 반문했다.

파리 생마르탱 운하와 앵발리드, 낭트 등지에서는 결국 대기하던 경찰이 최루탄까지 쏘면서 축제 인파의 강제 해산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프랑스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사망자 수는 지난 16일 111명에서 계속 줄어 지난 21일 7명을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는 16만377명이며 이 가운데 2만9천640명이 숨졌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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