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트맨’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든 할리우드 감독 조엘 슈마허가 22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0세.

슈마허 감독의 대리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가 1년여의 암 투병생활 끝에 조용히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고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보도했다.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슈마허 감독은 의상 디자이너 출신답게 스타일리시한 영화 연출로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그는 1985년에 제작한 청춘영화 ‘세인트 엘모의 열정’과 흡혈귀 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로스트 보이즈’로 명성을 얻었다. 또 몰락한 중산층 백인 남성의 분노를 담아낸 ‘폴링 다운’(1993년작)은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기존의 코미디 장르를 벗어나 ‘배트맨 포에버’, ‘배트맨과 로빈’과 같은 시리즈물을 제작했고 뮤지컬 작곡가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오페라의 유령’을 연출해 화제를 불러모았다. 슈마허 감독은 영화 경력에 대해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혼자 남겨진 난 영화를 보며 자라났고 그런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을 뿐이었다”면서 “내가 꿈꾼 것보다 더 큰 꿈을 이뤘다”고 회고했다.

남상훈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