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타타 '보병과 더불어' 악보 표지 [진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진주=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경남 진주시는 지역 출신 작곡가 고(故) 이상근(1922∼2000년) 선생의 음악 작품 칸타타 '步兵과 더부러'가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됐다고 24일 밝혔다.

이 작품은 30일간 예고기간을 거쳐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다.

진주시는 문화재청의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재 공모에 응모했으며 1·2차 전문위원 자문회의와 문화재 위원(근대분과) 회의를 거쳐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이상근 선생이 한국전쟁 중에 평소 교분이 있었던 청마 유치환 선생의 시집에서 영감을 얻어 1952년 8월 3일부터 21일까지 마산여고 재직 중에 작곡했다.

악보는 교향곡 형식의 4악장으로 구성됐다.

1악장(전진), 2악장(전우에게), 3악장(1950년 X마스에 부치다), 4악장(결의)으로 기승전결 형식이다.

1악장 전진 악보 [진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작품은 작곡자가 표지를 직접 도안했다는 것과 기보법이 마치 도형처럼 아름다운 그림 같은 것이 특징이다.

작곡자의 모든 중요 악보는 작곡자가 직접 도안한 표지가 붙어 있다.

이 작품은 슬픈 일화도 갖고 있다.

1952년 8월 선생은 당시 고려교향악단 지휘자였던 김생려 씨에게 연주를 조건으로 악보를 빌려주었으나 전쟁으로 연주를 못 한 채 분실했다.

선생 또한 2000년에 자신의 작품 초연도 못 하고 운명했다.

그러던 중에 이 악보를 소장하고 있다는 분이 나타났고 2006년 중앙일보에 대서특필되어 54년 만에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악보는 서울의 한 소장자가 가지고 있다가 대구에 있는 고문서 수집가를 통해 진주시에서 수집했다.

그 이듬해 6월 25일 진주에서 역사적인 초연(부산대학교 박성완 교수 지휘, 진주시립교향악단, 합창단, 김해시립합창단)이 열렸고, 부산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도 무대에 올렸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이성자, 박생광, 설창수 등 지역 예술인들의 예술품 중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될 자격을 갖춘 작품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hch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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