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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디스플레이 '내우외환'…생산·수출 주는 데, 밖에선 중·일 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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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상반기에 이어 올 하반기 수출·실적 전망도 먹구름이 끼었다. 게다가 중국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일본까지 중국과 손잡아 협공을 당하는 형국이다.

중앙일보

삼성디스플레이(왼쪽)과 LG디스플레이 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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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수출 26% ↓, 하반기 전망도 어두워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5월 디스플레이의 월평균 수출은 전년 대비 26% 줄었다. 지난해 연간 감소 폭(-17%)보다 부진했다.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2020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서 하반기 디스플레이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12대 산업 중 정유(-42.5%)에 이어 두 번째로 감소 폭이 크다. 한국 전체 수출에서 디스플레이 비중도 지난해 3.8%에서 올해는 3%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12대 주력 산업 중 하반기 전망 '최악'



수출이 줄고 내수 사정도 좋지 않으니 공장 가동률도 좋을 리 없다. 산업연구원은 올 하반기 디스플레이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8.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12대 산업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하반기에는 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여타 산업들의 생산 감소율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하지만 디스플레이는 해외 생산 증가, 시장 경쟁 심화, 패널 가격 하락, 액정표시장치(LCD) 라인 축소·폐쇄 등으로 생산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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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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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디플 실적 전망도 암울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 투톱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21조8842억원, 영업 손실 7216억원이다. 영업 손실 전망치는 한 달 전보다 1600억 정도 늘었다. 다만 지난해(-1조3593억원)보다는 적자 폭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2%(1조4667억원) 감소했던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도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 지난 1분기 2900억원을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00억원 정도 감소한 1조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 JOLED, 중과 손 잡고 한국 협공



바깥 사정도 좋지 않다. 중국과 일본에 협공을 당하는 모양새다. 23일 일본 JOLED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사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미국 텍사스 서부지방법원과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또 JOLED는 최근 중국 2위 디스플레이 업체인 CSOT 손을 잡았다. CSOT가 JOLED에 200억엔(약 2300억원)을 투자하고, JOLED는 지분 11%를 CSOT에 넘기는 ‘OLED 동맹’을 맺은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두 업체가 3년 안에 TV용 OLED 패널을 대량 생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LCD 이어 OLED 추격해 오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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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모바일 OLED 시장 점유율(생산능력 기준) 추이와 전망 [DS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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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시장을 접수한 중국 업체들은 한국이 주도하는 OLED 시장에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 1위 업체인 BOE를 필두로 CSOT·비전옥스·티안마·HKC 등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고 막대한 투자를 퍼붓고 있다. BOE는 충칭과 푸저우에 신규 OLED 공장을 짓고 있는데, 공장이 완공되면 중소형 OLED 패널 생산량이 삼성디스플레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BOE는 또한 LG디스플레이가 장악한 TV용 대형 OLED까지 2024년 양산한다는 목표다. 비전옥스는 허페이시에 6세대 OLED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고, HKC는 내년 생산을 목표로 후난성에 대형 OLED 생산라인을 짓고 있다.

이미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트(DSCC)는 "2024년에는 중국의 모바일용 OLED 시장 점유율이 한국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조철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의 디스플레이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 향상이 지속되면서 우리의 경쟁 환경은 더 악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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