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이상 투자자 손실을 낸 '라임 사태' 몸통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이 첫 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26일 공판에서는 경기도 버스운송업체 수원여객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횡령)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회장의 구체적 범행 수법이 드러났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미경) 심리로 열린 수원여객 횡령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한 김 전 회장은 다소 긴장된 모습이었다. 직업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 "스타모빌리티 전 회장"이라고 답한 그는 현재 직업에 대해서는 "무직"이라고 답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전 수원여객 재무이사 등과 공모해 전환사채 인수 계약서 등을 허위로 작성하는 방식으로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렸다. 그는 가로챈 회삿돈을 스타모빌리티(옛 인터불스) 지분을 인수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월께 김 전 회장 등 범행이 발각돼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그는 함께 횡령을 모의한 김 모 전 수원여객 재무이사(42·구속기소)를 해외로 도피시켰다고 한다. 김 전 이사가 도피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수억 원의 수표도 송금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이사가 2019년 3월께 마카오에서 강제 출국돼 체포될 상황에 놓이자 전세기를 띄워 그를 출국하도록 도운 것도 그였다. 이날 김 전 회장 변호인은 재판부에 "라임 수사가 서울남부지검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7월 중순께 기소가 이뤄질 것 같다"며 "재판이 한곳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서울남부지법으로 사건을 이송해 달라"고 요청했다.

라임 펀드 수천억 원 규모를 판매한 장 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42·구속기소)이 투자자와 나눈 녹취록에서 김 전 회장은 '라임을 살릴 회장님'으로 묘사됐다. 장 전 센터장은 김 전 회장을 '엄청난 로비'를 통해 재향군인회 상조회 자금으로 라임 펀드를 인수할 인물이라고 언급하며 투자자를 안심시켰다.

[수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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