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적극적 협상’ 전제로 화답
종료시한 12월 27일 연기 이견 없어
아시아나 매각 속도 당분간 더딜듯
HDC현대산업개발이 정몽규 회장과 KDB산업은행 이동걸 회장과 회동을 계기로 최근 채권단 측에 공문을 보냈다. 이 회장의 '편지 말고 대화로 풀자'는 제안을 현산이 수용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재협상 조건을 다시 제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5일 이 회장과 정 회장의 만남을 계기로 현산은 최근 재협상 조건을 제시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채권단 측에 보냈다. 공문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자료가 부족했고 실사과정에서 생긴 의문을 해소할 필요가 있어 검토한 뒤, 재협상 조건을 채권단에 다시 제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종료 시한은 최장 연장 시한인 올 연말인 12월 27일까지 연기하는 것으로 양측이 묵시적인 합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면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현산의 요구에 채권단이 '적극적인 협상'을 전제로 화답한 만큼, 인수 종료 시점에는 양측이 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해외 기업결합심사 승인 등 선결 조건이 이행되지 않아 종결 시한이 늦춰진 상황"이라며 "채권단과 현산은 종결 시한이 연장됐다고 인식하고 있어 딜 클로징 시점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속도가 당분간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딜 클로징 시점인(영업일 기준) 지난 26일 전에 마지막 남은 러시아 결합승인심사가 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심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19 등 영향을 고려할때 다음달에나 심사결과가 나오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주된 관측이다.
여기에 러시아 기업결합 승인 외에 다른 선결조건들도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현산이 금호산업에 지급해야 할 구주 가격 조정 등을 이유로 재협상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주요 이유는 아니라는게 업계의 주된 관측이다. 지난해 말 주식매매계약(SPA) 당시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 30.77%를 3228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당시 구주 인수 가격은 주당 4700원을 적용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영향으로 현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이보다 낮은 가격에 형성돼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조5000억원 규모 딜을 진행하며 3000억원 수준의 구주 가격만을 조정하는게 현산의 재협상 주목적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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