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안장된 묘지에서 추모콘서트…마타렐라 대통령 "이번 사태 기억해야"
28일(현지시간) 베르가모 공동묘지 앞에서 열린 코로나19 희생자 추모 콘서트에서 인사말을 하는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AP=연합뉴스] |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베르가모는 바이러스로 고통받고 상처 입은 이탈리아의 상징입니다."
28일 밤(현지시간) 북부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 공동묘지 앞 특별 무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 추모 콘서트에 참석한 마타렐라 대통령의 표정은 엄숙했고 목소리는 낮게 깔렸다.
인구 100만명의 베르가모(Provincia of Bergamo)는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거점으로 지목된 이탈리아에서도 가장 큰 희생을 치른 곳이다.
현재까지 코로나19 감염 사망자로 확인된 인원만 6천여명으로 이탈리아 전체 사망자의 20%에 이른다.
바이러스가 절정으로 치닫던 지난 3월에는 지역 신문 10개면이 부고로 채워지는가 하면 화장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군용 트럭이 수많은 시신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장면이 보도돼 큰 충격을 줬다.
코로나19 사망자를 운구하는 이탈리아 군용 차량 |
마타렐라 대통령은 추모사를 통해 "바이러스로 많은 사람과 가족의 운명이 순식간에 바뀌었다"면서 이번 바이러스 사태가 이탈리아인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 사태를 기억해야 한다. 기억한다는 것은 바이러스 대응 과정에서 어떤 실수를 저질렀는지, 어떤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는지 진지하고 엄격하게 반추하고 시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희생자를 기리고 유족을 위로하고자 마련된 것으로, 공영방송 RAI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베르가모 출신으로 19세기 이탈리아의 가장 중요한 작곡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가에타노 도니체티의 '위령곡'이 연주될 때는 현장에 숙연한 분위기가 감돌기도 했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28일 현재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4만310명, 사망자 수는 3만4천738명이다. 하루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각각 174명, 22명으로 집계됐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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