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총리 "루스벨트식 접근법이 영국에 필요한 순간"
코로나19 미숙한 대응으로 하락한 정권 지지율 만회 목적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회복하기 위해 학교와 병원, 도로 등에 대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추진한다.
1930년대 세계 대공황 당시 미국의 프랭클린 D.루스벨트 대통령이 추진했던 '뉴딜'과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대규모 인프라 지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교에 대한 투자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향후 10년간 50곳의 학교 건립 프로젝트에 10억 파운드(약 1조5천억원)를 배정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낡은 학교 시설 개보수에 5억6천만 파운드(약 8천300억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존슨 총리는 "모든 어린이는 배경이나 사는 곳과 관계없이 인생에 있어 가능한 한 최고의 시작을 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어 30일에는 '프로젝트 스피드'로 알려진 인프라 지출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여기에는 향후 6년간 교도소 4곳을 짓는 방안을 포함해 병원과 도로 등에 대한 투자 계획도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총리는 전날 메일온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경제에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해 도로와 학교, 병원에 대한 투자를 약속했다.
그러면서 보수당 정권 10년간의 긴축정책으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위기를 언급하면서 "이는 이 나라에 매우 거대한 충격을 줬지만 우리는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이날 더타임스 라디오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뉴딜 정책과 같은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개인적으로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적극적이고 개입주의적인 접근법이라고 믿는다"면서 "영국에 루스벨트주의적인 접근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정부지출을 통한 투자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심각한 충격을 겪어왔다"면서도 "이런 때 우리는 변화와 함께 더 나은 방식으로 나아갈 기회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리시 수낙 재무자관은 다음 달 지출 계획과 관련한 경제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영국 경제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영국의 실업자는 30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4월 월간 경제 성장률은 -20%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영국 실업자 규모가 최대였던 1980년대 마거릿 대처 총리 당시의 330만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많은 4만3천500명의 사망자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대규모 지출 계획은 코로나19에 대한 미숙한 대응으로 떨어진 정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일간 가디언 일요판인 옵서버에 따르면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제1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가 37%로 35%에 그친 존슨 총리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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