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7 (금)

[말글 나들이]산성비 탓에 머리가 벗겨지지는 않는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장마가 시작됐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이 늘고, 집중호우도 쏟아진다. 이맘때면 많은 남성이 은근히 걱정하는 것이 하나 있다. 탈모다. 나날이 줄어드는 소중한 머리카락을 산성비가 뭉텅 뽑아 버릴 것 같은 걱정. 하지만 산성비 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질 일은 절대 없다.

대기오염물질에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있다. 이것이 수증기와 만나 질산이나 황산으로 변한 뒤 비에 흡수돼 내리는 것이 산성비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내리는 산성비의 수소이온농도(pH)는 아주 심해도 4.4~4.9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가 평소에 쓰는 샴푸는 pH3 정도로 산도가 산성비보다 10배 이상 높다. 산성비가 탈모를 일으킨다면 하루도 빠짐없이 샴푸를 사용하는 사람은 진즉 대머리가 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대머리인 사람을 두고 흔히 ‘머리가 벗겨졌다’고 하는데, 이때의 ‘벗겨지다’는 잘못 쓴 말이다. ‘벗겨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외부의 힘에 의해 떼어지거나 떨어지다”를 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탈모는 누가 머리카락을 뽑은 탓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빠져서 생긴 일이다. 이럴 때 쓰는 말은 ‘벗어지다’다.

엄민용 스포츠산업팀장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