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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美셰일 혁명' 선구자도 파산...줄도산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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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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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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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셰일 혁명'을 이끌었던 체사피크에너지가 끝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와 국제 유가 폭락이 겹치면서 셰일업계 2위마저 무너진 것이다. 이 것이 셰일업계 줄도산이 시작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체사피크는 이날 미국 텍사스 남부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체사피크의 채무는 500억달러(약 60조원)에 달하며 채권자는 10만 명에 달한다.

체사피크는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부채 70억달러(약 8조4000억원)를 탕감받고, 기업회생자금 9억2500만달러(약 1조1100억원)를 추가 대출 받길 원한다고 밝혔다.

체사피크는 이달 이자 지급도 하지 못했으며 채권 가격도 달러당 5센트에 거래돼 파산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2008년만해도 350억달러(약 42조원)를 넘던 시가총액도 지난 26일 기준 1억1600만달러(약 1400억원)까지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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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룸버그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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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사피크는 1989년 설립돼 1993년 증시에 상장했다. 이 회사가 '셰일 혁명', 혹은 '셰일 선구자'라는 별명을 얻게 된건 2000년대 들어서다. 수압으로 바위를 깨는 프래킹(fracking) 방식을 도입해 셰일 가스 및 원유 추출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다. 이로인해 체사피크는 미국 2위 셰일업체 자리까지 올랐고, 현재 프래킹 방식은 미국의 '셰일 붐'을 일으키는 데 큰 공헌을 했다.

FT는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체사피크의 파산보호신청이 셰일업계 줄도산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지난 5월말 기준 미 셰일업체 중 18곳이 파산보호를 신청한 상황에서 업계 거물마저 쓰러졌기 때문이다.

유가가 지난 4월 마이너스까지 내려가는 충격에서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셰일업체들이 생존하기 위해선 배럴당 45달러선까지는 유가가 상승해야 한다. 이미 수년간의 저유가 압박에 고전하던 셰일업계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사실상 부채 상환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상황에서 금융권에서도 셰일업계에 대한 대출 규모 줄이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JP모간체이스 등 은행들이 올 3분기 기업 대출 심사를 앞두고 셰일업체들의 담보부 채권 대출 규모를 30% 줄이겠다고 밝혔다.

RS에너지그룹의 앤드류 길릭은 "셰일업계는 아직 죽지 않았으며, 미국은 체사피크가 발견한 저비용 시추 방식으로부터 수년간 수혜를 입었다"면서도 "하지만 체사피크의 파산보호 신청은 셰일을 둘러싼 흥분은 이제 공식적으로 끝났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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