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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기본급 인상" 노조 요구에…임단협 앞둔 車업계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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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르노삼성, 임단협 요구안에 난색…모기업은 구조조정 진행

"2년 동안 임금 동결…조합원 불만 팽배"

뉴스1

사측과의 임금 교섭 난항으로 지난해 9월 한국지엠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했을 당시 부평공장의 모습. (뉴스1 DB) /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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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 개시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전하는 가운데 노동조합이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국내외 판매량은 20% 이상 급감했고, 모기업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할 때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우려도 제기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 12만304원 인상과 1인당 2200만원 상당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기로 했다. 성과급은 통상임금의 400%에 별도 600만원을 합한 금액이다.

노조는 조립라인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T/C 수당을 500% 인상하고, 생산장려수당 지급범위도 확대해줄 것도 요구할 방침이다.

지난 2년 동안 임금이 동결됐기 때문에 올해는 임금인상 요구가 불가피하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해에도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과 통상임금의 250% 성과급 및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과의 줄다리기 끝에 결국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

사측은 노조 요구가 버겁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의 올 1~5월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6.5% 증가했으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지난해 도입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 올 1월 선보인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제외하면 누적 판매량은 28%가량 감소한다.

선전하던 트레일블레이저의 인기도 주춤하다. 지난 1월 출시 이후 국내 시장에서 6508대가 팔렸는데, 이는 경쟁 모델인 르노삼성 XM3의 한 달 판매량에 불과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겨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 가동률은 떨어졌다. 수출 역시 전년 대비 34% 줄었다.

이런 가운데 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는 인도네시아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장을 폐쇄하고,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글로벌 기지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한국지엠도 부평공장 인근 물류최적화센터(LOC) 부지 매각을 추진 중인데, 노조 반발이 거세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2년 연속 임금 동결에 후생 복지도 많이 후퇴했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불만이 팽배하다. 지난해에도 회사는 어려웠지만, 팀장급 이상 간부는 성과급을 챙겨, 상대적 박탈감 또한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의 상황도 한국지엠과 다를 바 없다. 판매량 급감에 이어 르노그룹 차원의 글로벌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는데,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한국지엠에 앞서 지난달 말 정기 총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요구안에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700만원 규모 일시금 지급, 노동조합 발전 기금 12억원 출연 등이 담겼다.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노조 집행부는 기본급 인상을 끌어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부산공장의 안정적 가동을 위한 향후 수출 물량 배정도 받지 못해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에 사측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올해도 험난한 임단협 시즌을 보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 시선은 매년 업계 임단협 '방향성'을 보여준 현대차로 향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달 초 소식지를 통해 백화점식의 무리한 요구안 보다 조합원의 생존권을 지키는 수준으로 임단협 교섭에 임하겠다는 투쟁 방침을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 장기화에 따라 완성차 시장의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노조는 내달 초 열리는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최종 요구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완성차 업체의 경우 모기업의 구조조정 분위기를 비껴가기가 힘들다"며 "국내 생산시설이 고비용·저효율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장기 생존 가능성은 자연스럽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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