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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모든 걸 갖췄다. 상식만 빼고"…괴짜 고노, 아베 후임 거머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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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 '포스트 아베' 도전 고노 조명

"인기도, 정책도 있지만 상식이 없어"

기자들 질문 4번 무시 "다음 질문"

남관표 대사 말 끊고 "무례하다"

최근 스킨십 늘리며 변신 시도중

"국민적 인기도 있고, 자신의 주장을 펴는 능력도 있고, 정책 능력도 있다. 그에게 없는 것은 상식(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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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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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일본 산케이 신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뒤를 이을 '포스트 아베' 후보를 소개하는 시리즈물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며, 소속 파벌인 '아소파' 동료의원이 밝힌 인물평을 소개했다.

고노 방위상은 내년 9월까지가 임기인 아베 총리의 후임 경쟁에서 '다크호스'로 통한다. '후임 자민당 총재로 바람직한 정치인'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지지율로 늘 3~4위 권을 유지하고 있다.

트위터 팔로워가 160만명을 넘을 정도로 인지도도 높다. 위안부의 강제 연행을 인정하는 내용의 ‘고노 담화’를 발표했던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전 외상·관방장관)의 아들로 일본 사회에서 중요시하는 ‘집안 배경’도 갖췄다.

고노가 속한 당내 2위 파벌 아소파가 아베 총리의 출신 파벌인 호소다파를 비롯한 당내 다른 파벌들과 두루두루 가깝다는 점도 그에겐 강점이다.

외상에 이어 방위상을 지내면서 총재 후보로 명함을 내밀 수 있는 경력도 쌓았다.

최근 “질질 끄느니 빨리 결론을 내자”며 육상배치형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 배치 중단을 결단한 데 대해서도 “고노 아니면 못했을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공부도 열심이고, 결단력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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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이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과 전화 회담을 하는 장면, 벽면에 한반도 지도가 걸려 있다. [고노 다로 방위상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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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것을 갖췄는데 상식이 없다'는 평가가 그를 늘 괴롭힌다. 한때는 ‘한 마리의 고독한 늑대’로 불리기도 했다.

산케이 신문은 “관료나 당 간부들을 직접 비판해 불협화음을 자주 일으켰고, 국회 대책 등 당무에 열심히 힘을 쏟은 경험이 없다”고 했다. 특히 욱하는 성격이 단점으로 지적받는다.

외상 시절인 2018년의 기자회견에선 러시아와의 영토분쟁 지역인 쿠릴열도 관련 질문이 이어졌지만, 이를 무시하고 4차례나 “다음 질문 주세요”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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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19일 일본 외무성에 초치된 남관표 주한일본대사가 고노 외상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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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엔 외무성으로 초치한 남관표 주일대사의 말을 중간에 끊고 “무례하다”고 퍼부어 양국 관계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산케이에 따르면 이 정도로 ‘상식이 없었던’ 고노가 최근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동료들과의 스킨십을 소중히 여기라"는 아소파 수장 아소 다로(麻生太郞) 재무상의 조언에 따라 최근 4~5명 단위로 동료 의원들과의 식사 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이지스 어쇼어 배치 중지 결정을 미리 당과 상의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동료 의원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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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당시 외상이던 고노 다로 방위상이 베이징에서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고노 방위상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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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썬 아베 총리, 또 소속 파벌의 수장인 아소 재무상 모두 고노보다 기시다 후미오 (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을 ‘포스트 아베’로 밀고 있다. 고노가 곧바로 차기 총리를 거머쥘 가능성이 현재로썬 크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기시다에 대해 "국민적 지지율이 너무 낮아 자민당의 간판으로 적임이 아니다"란 부정적 평가가 당 안팎에서 잇따르고 있는 것이 변수다. 그럴 경우 국민적 지지율이 높은 다크호스 고노에게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

산케이는 “같은 가나가와현 지역구 출신에, ‘고노를 각료로 기용하라’고 아베 총리에게 추천했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고노 편에 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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