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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피부 위하다 피부 상할라"···병원용 피부자극기 시중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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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병원용 진피 침투해 개인 사용 자제해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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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한 침으로 피부를 자극해 약물의 흡수를 돕는 의약품흡수유도피부자극기가 미용 목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다수 제품이 오남용 위험에 놓여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관리가 필요한 제품임에도 소관부처가 없어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30일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판매되는 의약품흡수유도피부자극기 7개와 유사제품 13개 총 20개를 조사한 결과, 다수 제품의 침 길이가 개인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거나 잘못된 사용방법을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대상 20개 중 17개(85.0%) 제품은 병원용에 해당하는 제품임에도 개인 구매가 가능했다. 의약품흡수유도피부자극기는 ‘침 길이가 0.25㎜ 이하는 개인용, 0.25㎜ 초과 제품은 병원용’으로 명시하고 있다. 침 길이가 긴 제품을 비전문가가 사용할 경우 진피까지 천공이 생겨 피부염, 교차감염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20개 중 3개(15.0%) 제품은 표시된 침 길이와 실측 길이 차이가 허용오차범위(±5%)를 초과하는 등 품질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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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제품의 광고는 ‘의료기기법’을 위반하기도 했다. 유사제품 13개 중 7개 제품은 ‘의료기기법’ 위반 사유인 의료기기로 오인할 수 있는 광고를 게재했다. 유사제품은 광고 관련 기준이 없어 일부 제품의 경우 유효기한 등 기본정보 표시가 누락돼 있었다. 재사용법, 침 길이별 사용부위 등 오남용을 유발할 수 있는 사용법을 안내하는 제품도 발견됐다.

소비자원은 “피부재생 목적의 제품은 긴 침을 진피까지 침투시켜 피부조직의 손상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며 “시중에 판매되는 유사제품의 대부분은 피부재생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임에도 우리나라는 ‘의약품 등 흡수유도’ 목적 제품만을 의료기기로 허가하고 있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 유사제품들의 의료기기 지정 및 관리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의약품흡수유도피부자극기와 같은 구조의 마이크로니들링을 2018년부터 의료기기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관련 업체에 제품의 품질 개선, 표시 및 광고의 시정 등을 권고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침 길이 등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표시·광고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유사제품의 관리방안 마련 등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에게 “침 길이가 0.25㎜ 이상인 제품의 가정 내 사용을 자제하고 제품을 절대 재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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