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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이재용 "멈추면 미래 없다"… '불기소 권고' 후 첫 방문지는 반도체 장비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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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세메스 천안사업장 찾아 위기 경영
한국일보

이재용(앞줄 맨 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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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반도체 장비 자회사를 방문하는 것으로 현장경영 행보를 재개했다. 지난 26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검찰에 이 부회장에 대한 불기소 및 수사 중단을 권고한 이래 처음 가진 대외 일정에서 그는 "멈추면 미래가 없다"며 부단한 위기의식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충남 천안시의 세메스 사업장을 찾은 이 부회장은 회사 경영진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산업 동향 △설비 경쟁력 강화 방안 △중장기 사업 전략 등을 논의한 뒤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지난 23일 경기 수원사업장에서 생활가전사업부 경영진과 미래 전략 간담회를 주재한 지 일주일 만의 현장 행보로,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 강창진 세메스 대표 등이 함께 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ㆍ중 무역분쟁 재점화 등으로 반도체를 포함한 회사 주력 사업의 경영 환경이 불안정하다는 점을 재차 환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지치면 안된다. 멈추면 미래가 없다"며 임직원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의 발언을 두고 회사 안팎에선 수사심의위의 권고로 한숨 돌리긴 했지만, 그룹 총수인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하며 경영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답답한 심경을 표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변화의 물결을 타지 못하면 100년 기업도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게 이 부회장의 지론"이라며 "애플, TSMC 등 주요 경쟁사들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으로 '포스트 코로나' 선제 대응에 나서는 걸 보며 위기감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메스는 삼성전자가 1993년 설립한 자회사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설비를 생산한다. 수사심의위 이후 첫 일정으로 반도체 장비 회사를 찾은 것을 두고 이 부회장의 소부장(소재ㆍ부품ㆍ장비) 부문 육성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상생의 K칩 시대' 개막을 선언하며 반도체 설비·부품 분야의 국내 중소기업과 적극 협력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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