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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하태훈 위벤처스 대표 "리쇼어링·소부장 투자 확대…제조업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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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격의 벤처캐피털 CEO 인터뷰 ② / 하태훈 위벤처스 대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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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투자 대상으로 국내 제조업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설립된 신생 벤처캐피털(VC) 업체 '위벤처스'의 하태훈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후 투자 전략을 새로 수립했다. 하 대표는 "코로나19 여파로 우리나라가 다시 한 번 제조업 강국으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 대표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이 가중되자 중국에 집중된 생산기지를 다른 나라 혹은 자국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세계에서 많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도 중국에 마련해놨던 생산시설을 국내로 옮기는 리쇼어링을 적극 검토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국내 제조업 부흥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하 대표는 국내 기업 리쇼어링 수요와 함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사업을 키우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제조업 기반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일본이 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면서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소부장 분야를 키워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졌고 정부도 소부장 산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일본에 의존해온 소부장 개발에 뛰어드는 국내 중소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제조업 분야 투자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VC들이 최근 몇 년간 상대적으로 투자를 꺼려왔던 제조업에서 숨어 있는 보석 같은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겠다는 게 하 대표의 생각이다. 인공지능(AI), 바이오 헬스케어, 원격진료,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등도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로 꼽았다.

하 대표는 스타트업이 중소기업이 되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나 유니콘기업(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는 비상장사)으로 도약할 수 있는 벤처 생태계를 창출하려면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하 대표는 "규제 완화는 무조건 선, 규제는 무조건 악이라는 논리는 잘못된 것으로 반드시 필요한 규제는 있어야 한다"면서도 "다만 창업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정책 불확실성인데 예기치 못한 정부 정책에 의해 사업 자체가 한순간에 무너져버릴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갑자기 정책을 바꿔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갈지자 정부 정책으로 제2의 타다 사태 같은 사례가 또다시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3월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의 운영을 막는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타다를 운영하는 브이씨엔씨(VCNC) 경영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하 대표는 1998년 국제창업투자에 입사한 뒤 VC 업계에서 20년 넘게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등을 발굴·육성해왔다. 하 대표가 지난해 설립한 위벤처스는 창업 7년 미만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기업당 한 번에 5억~30억원 정도를 투자한다. 현재 운용펀드는 3개, 377억원 규모이며 연내에 운용자산(AUM)을 1000억원까지 크게 늘릴 계획이다.

하 대표는 "보통 VC들은 심사역 한 명이 산업 분야가 다른 여러 개 기업에 투자하고 성격이 다른 여러 개 펀드를 운용하는데 위벤처스는 반도체에 투자하는 심사역은 계속 반도체 관련 기업에만 투자하고, 반도체 관련 펀드만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위벤처스를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꼭 가서 일해보고 싶어하는 회사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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