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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중고거래로 800만 이웃 연결… 지역생활플랫폼 가능성 발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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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당근마켓 대표
동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오픈 5년만에 MAU 800만 돌파
스팸성 글 필터링 하는 머신러닝
후기 기반 '매너온도' 운영 효과
지역 커뮤니티로 영역 확장 고민


파이낸셜뉴스

사진=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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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끼리의 거래라서 신뢰가 있다.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과는 다르다."

급성장하고 있는 '당신 근처의 마켓', 당근마켓 김재현 대표(사진)가 내놓은 성공비결이다.

최근 서울 테헤란로 당근마켓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하다보니 재거래율도 높고 거래 만족도도 99.4%로 굉장히 높다"면서 "이런 수치는 창업 이후 5년동안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5년 7월 판교의 직장인들끼리 중고거래를 하던 플랫폼으로 시작한 당근마켓은 오픈 5년 만인 올해 6월 월간 이용자 수(MAU)가 8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거래는 반경 6km 이내에서만 가능하다. 자치구를 단위로 희망자가 350명이 넘어야 거래를 가능케 했다. 그래서 전국 단위로 커지는데 2~3년이 걸렸다"면서 "동네거래라서 직거래와 현금거래만 된다. 당근마켓에선 금액적인 거래 중개를 전혀 하지 않아서 사기도 일어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거래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매너온도'와 '머신러닝'을 활용했다.

그는 "거래를 하기 시작하면 36.5도를 시작으로 '매너온도'가 생긴다. 응답속도와 거래후기 등을 기반으로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모두 매너온도가 오르내린다. 매너온도가 있어서 거래자들이 스스로 신뢰를 유지하면서 자정작용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머신러닝을 통해 반려동물과 술·담배 거래글, 구인구직이나 부동산 관련 게시글, 전문업자의 판매글이 모두 필터링된다"면서 "커뮤니티 기능에도 지나친 비방이나 홍보글은 자동으로 걸러진다. 다른 커뮤니티에서 사람이 직접 하는 일을 기술이 하면서 더 빠르고 정확하게 신뢰도를 올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많은 모바일 커뮤니티가 고민하는 수익모델에 대해 묻자 김 대표는 지역 기반의 소상공인을 꼽았다.

그는 "지역 장사를 하는 소상공인들이 제대로 홍보할 곳이 없다. 인테리어 업체나 아파트 수리, 아이 돌보미 등도 마찬가지다. 해봤자 전단지를 뿌리는 건데 효과가 좋지 않다"며 "그들에게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광고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단위 사업체의 광고는 받지 않는다. 당근마켓은 지역 기반 커뮤니티라서 지역의 소상공인들과 함께 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소상공인의 광고만 갖고 큰 수익이 날 수 있을까. 김 대표는 "이제 시작이다. 투자자들에게도 당근마켓이 지향하는 비전만 갖고 설명하고 있다"며 "'언제 BEP를 맞출 거다'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 대신 지역 기반의 트래픽이 올라가변, 지역 기반의 수익 모델은 따라오게 돼 있다"고 확신에 차 답했다.

그는 "조기축구 모임, 쿠킹 클래스 등 지역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연결을 고민하고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중고거래는 연결의 시작"이라며 "지역 주민들 간의 다양한 연결이 일어나면 중고거래 비중은 앞으로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거다. 먼 이야기지만, 당근마켓을 '지역 생활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해외 시장도 눈여겨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영국 사우샘프턴을 시작으로 현재 맨체스터와 셰필드 등에서 운영 중"이라며 "해외에도 이미 중고거래를 연결해주는 지역기반 '웹 커뮤니티'는 있다. 우리는 '모바일 전문 플랫폼'으로서 갖는 강점을 갖고 세계로 진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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