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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형제경영 이어간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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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위기에 놓였다. 오너 일가의 형제 경영이 계속될 것이라는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조현범 사장을 제외한 3남매가 연합해 반격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30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최대주주에 대한 변경은 있었지만 현재와 같이 형제 경영에는 변화가 없을 예정"이라며 "조현식 부회장은 그룹 부회장직을, 조현범 사장은 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직을 기존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최대주주가 조양래 회장에서 조현범 사장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조 회장이 보유한 주식 2194만2693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를 통해 조 사장에게 전량 매매한 결과다.

2440억여 원에 달하는 거래대금은 KB증권과 NH투자증권에서 각각 1400억원, 800억원 규모의 주식 담보 대출을 받아 대부분 충당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주주명단에서 이름을 빼고 조 사장이 지분 42.9%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형인 조 부회장과 오너 일가 지분은 변동이 없었다.

한국테크테크놀로지그룹이 대주주 지분 매각 보도 하루 만에 입장을 정리했지만 재계에서는 오히려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재계에 따르면 장남인 조 부회장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차녀 조희원 씨 등 3남매는 조 사장의 지분 인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말에 열린 가족회의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조양래 회장 지분을 재단에 기증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녀인 조 이사장이 조만간 대표로 입장문을 낼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3남매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은 30.97%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관계자는 "차녀인 조희원 씨는 사측에 중립을 지키겠다고 직접 밝혔지만 장녀인 조희경 이사장의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한진그룹처럼 표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3남매의 지분(30.97%)에 국민연금(7.74%)과 기관투자가 등을 끌여들여도 조 사장(42.9%)과 지분 격차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5.71% 오른 1만2950원에 장을 마쳤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세를 이어가며 장중 한때 주가가 1만5900원까지 급등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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