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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사설] 검-언유착 수사팀의 ‘항명’ 부른 윤석열 총장의 ‘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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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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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에이(A)>와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 유착’ 의혹 수사를 둘러싼 검찰 지휘부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갈등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팀의 이의 제기에도 수사의 적절성을 따지는 전문수사자문단(자문단) 소집을 강행하자 서울중앙지검이 30일 소집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공문을 대검찰청에 보냈다. 수사팀에 ‘특임검사에 준하는 독립성’을 달라는 요구도 했다. 건의 형식을 띠었지만 항명에 가까운 강한 문제 제기다.

서울중앙지검은 “사실관계와 실체 진실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지금 단계에서 자문단을 소집할 경우 시기와 수사 보안 등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에 대검은 “(채널에이 기자) 구속영장 청구 방침까지 대검에 보고하였으면서 이제 와서 실체 진실과 사실관계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또 다른 핵심 피의자인 한 검사장 소환 조사는 대검의 제동으로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수사의 핵심 길목을 막아놓은 채 수사의 적절성을 따지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자문단은 대검과 수사팀이 각각 자문단원 후보자를 추천해야 하는데, 수사팀의 참여 거부로 대검 추천 인사만으로 구성된 상태다.

윤 총장은 유난히 이 사건 수사에 방어막을 쳐왔다. 대검 감찰부 배제, 채널에이 압수수색 당시 수사팀 공개 질책, 구속영장·소환조사 제지, 자문단 회부 독단 결정, 자문단 구성 강행 등이 모두 그렇다. 자신의 최측근이 연루된 사건이면 뒤로 물러서 있는 게 합당한 태도인데, 주요 국면마다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제 식구 감싸기’의 종합판을 보는 듯하다. 이래서는 수사의 공정성이라는 외양조차 갖출 수 없다.

서울중앙지검이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의 독립성을 원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타당하다. 특임검사는 검사의 중대한 범죄 혐의를 수사할 때 수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최종 수사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하게 돼 있다. 사회적 이목을 끄는 검사 비위 사건에 여러 차례 적용된 바 있다. 검찰 고위직이 관련된데다 총장의 ‘측근 감싸기’ 비판이 제기되는 이번 사건이야말로 특임검사가 필요한 사안이다.

수사는 지지부진하고 내부 갈등만 불거지는 검찰의 모습은 지켜보는 국민들이 지칠 지경이다. 검-언 유착 수사팀에 독립성을 보장한 뒤 결과를 갖고 평가받게 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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