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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일본 수출규제 1년, ‘소부장’ 자립 가속에도…대체공급 한계 품목 ‘추가 규제’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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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했지만 과제 산적

[경향신문]

경향신문

■전화위복 계기
반도체 핵심 소재 ‘탈일본’
국산화·수입 다변화 착착
불화수소 수입 89.4% 급감
기업 대일 경쟁력 91.6 향상
무역적자폭 16년 만에 최저


지난해 7월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한국에 대한 수출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지 1년이 지났다. 대일 의존도가 높은 핵심소재들이 수출규제 대상에 오르면서 최악의 경우 한국의 반도체 생산라인이 수개월 안에 멈춰 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하지만 지난 1년간 한국 산업계는 오히려 반도체 핵심소재 수입처 다변화와 국산화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소재·부품·장비 분야 전반의 자립에 속도가 붙으며 고질적 문제였던 대일 무역적자폭도 크게 줄었다.

일본 수출규제 3대 소재 중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됐던 불화수소는 ‘탈일본’이 뚜렷해지고 있다. 수출규제 이후인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일본산 불화수소 수입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9.4%나 줄었고 일본산 수입 비중은 42.4%에서 9.5%로 줄었다. 반면 포토레지스트의 대일본 수입 비중은 규제 전 92.8%에서 규제 후 86.7%로 소폭 줄었다. 플루오린폴리이미드의 대일본 수입 비중은 규제 전 92.7%, 규제 후 92.9%로 큰 변화가 없었다. 포토레지스트는 차세대 반도체인 시스템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EUV용 포토레지스트의 수입처가 벨기에 등으로 다변화됐으나 ArF 포토레지스트의 일본산 비중이 아직 절대적이고, 플루오린폴리이미드는 규제 이전부터 국산화가 상당히 진전돼 있던 것의 영향이다.

일본 규제품목뿐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전반의 경쟁력도 아직 부족하지만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일본과의 수입거래가 있는 한국 기업 149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한국의 경쟁력은 지난해 7월 89.6에서 올해 6월 91.6으로 상승했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포함된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제조업 경쟁력이 92.7에서 98.7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해 지정한 소재·부품·장비 100대 핵심품목 가운데 블랭크마스크, 탄소섬유 등 중요 20대 품목에 대해서는 총 7340억원 규모의 국내 신증설 투자가 진행 중이다.

■아직 산 넘어 산
폴리이미드 수입 되레 늘고
포토레지스트 의존도 여전
기초유분·반도체 장비 타깃
무협 “2차 규제에 대비해야”
한·일 갈등 봉합 근본 해법


소재·부품·장비 자급이 늘어나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일본산 자동차 등 소비재 수입까지 줄면서 일본과의 교역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던 무역적자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대일 무역적자는 191억6300만달러로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의 총수출 중 대한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이후 최저치인 6.6%로 떨어졌다. 다만 1965년 수교 이후 한 번도 대일 무역적자에서 벗어나본 적이 없는 기존 교역구조를 완전히 바꾸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지난해 한국의 무역적자국 1위도 5년 연속으로 일본이 차지했다.

반도체업계에서도 아직까지 일본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 많고, 앞으로 한·일관계 악화로 수출규제 품목이 늘어날 수 있어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무역협회는 대일 수입의존도가 높은 기초유분과 반도체 제조용 장비, 플라스틱 제품 등이 추가 수출규제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이날 지적했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전히 일부 품목은 일본 의존도가 높아 한·일 갈등 봉합으로 기존 공급처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지원·구교형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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