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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한전, 인도네시아 석탄발전 사업 결국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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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620억원 지분투자안 통과

“수익성 부족…탈석탄 역행” 비판

한전 “사업구조 바꾸려 해외 투자”

[경향신문]

수익성이 부족하고 기후위기를 가속화한다는 국내외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이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 석탄발전소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한전은 30일 이사회를 열고 자바 9·10호기 화력발전소 투자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 안건은 지난 26일 이사회에서 의결이 한 차례 보류된 바 있다. 자바 9·10호기는 인도네시아가 35억달러(약 4조2000억원)를 들여 자카르타 인근에 건설하는 석탄화력발전소로, 한전은 5100만달러(약 620억원)의 지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 국책금융기관이 대출 14억달러(약 1조7000억원)를 제공한다.

한전은 전기요금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업구조를 바꾸기 위해 해외 사업을 추진하며 1995년 이후 누계 매출액 35조원, 순이익 3조9000억원을 올렸다. 한전은 인도네시아 사업에서도 수익을 창출해 국내 전기요금 인하와 민간기업 동반성장, 산업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그동안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1차 예비타당성조사에서는 사업성 부족에 해당하는 ‘회색영역’ 평가를 받았다. 한전이 사업계획을 일부 변경하면서 올해 예타 재심의는 최종 통과됐지만 재심의에서도 이 사업이 운영되는 25년간 전체적으로 약 53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한전도 85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평가했다. 한전은 이에 대해 “KDI 예타보고서상 수익성이 0.99지만 일반적으로 수익성이 보수적으로 산정되는 경향을 고려해 0.95 이상이면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공기업과 국책은행들이 국내에서는 탈석탄과 그린뉴딜을 추진하면서 해외에서는 석탄발전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는 환경단체, 글로벌 투자자들의 비판도 있다. 미국 열대우림네트워크 등 9개 국제환경단체는 지난 22일자 워싱턴포스트에 “문재인 대통령님, 이것이 한국의 그린뉴딜입니까”라는 내용의 광고를 실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 4월 한전에 “석탄에너지 투자에 대한 명확한 전략적 근거를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도 지난 29일 국회 토론회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공적금융기관의 해외 석탄사업 지원이 이뤄지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뿐”이라며 “그린뉴딜을 선언하고도 해외 석탄발전사업 투자가 이뤄진다면 문제”라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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