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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문 대통령, 사상 첫 언택트 정상회담서 ‘석탄철강공동체’ 언급 “한반도 평화에 깊은 공감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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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문에서 “한반도 정세 논의…한반도 평화 위한 韓 정부 노력 지지 확인”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유럽연합(EU)의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북 전단(삐라) 살포 등으로 최근 남·북관계가 냉각기를 맞이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의 시초가 된 석탄철강공동체를 언급하면서 한반도 교류 협력에 관한 일관된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 마련된 정상회담장에서 샤를 미셸(Charles Michel)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집행위원장과 화상회담을 열고 “평화의 위협에 석탄철강공동체라는 창의적 노력으로 극복한 유럽의 용기는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에게 깊은 공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석탄철강공동체는 2차 대전 이후 1950년 5월 로베르 슈만 프랑스 외무장관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서유럽의 석탄철강 사업을 초국가적 기구 아래 통합하자고 제창하면서 그 기초가 세워졌다.

이를 발판으로 57년 이탈리아 로마 조약이 맺어졌고, 이듬해 유럽경제공동체와 유럽원자력공동체가 발족했다. 67년 세 기구 집행부의 유럽공동체 일원화 등을 거쳐 1994년 1월 EU로 명칭을 변경했다.

2018년 광복절 기념사에서 동북 아시아 6개국과 미국이 참여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했던 문 대통령의 구상에도 EU의 탄생과정이 녹아있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양측은 회담 직후 공개한 공동 언론 발표문에서 “정상들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하였다”며 “EU는 한반도의 평화 및 번영을 달성하기 위해 북한을 지속적으로 관여시켜 나가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고 소개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소강 국면인 상황에서 지속적인 대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양측 정상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상회담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처음 언택트(untact·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 마련된 정상회담장은 문 대통령이 바라볼 정면과 후면에 큰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이 설치됐으며, 각각의 화면을 통해 양 정상의 실시간 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청와대는 지난 3월과 4월 각각 주요 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 4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3’ 화상 정상회의에서도 화상 다자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에는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 여러 개를 통해 다자회의가 진행됐었다.

또 문 대통령 전면의 LED 화면을 통해 회담에서 필요한 자료 등도 실시간 공유할 수 있했다고 한다.

후면 LED 화면에서는 EU 상임의장과 EU 집행의원장 중계화면이 실시간으로 보여진다.

당초 EU와의 정상회담을 상반기 서울에서 개최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EU 측이 화상 정상회의 방식으로 먼저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번 양자회담은 올해 첫 정상회담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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