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파우치 소장 “백신 개발돼도 집단면역 보장할 수 없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에 공연 중단했던 '태양의 서커스' 파산보호 신청

세계일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AP=연합뉴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징후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백신이 개발돼도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8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에서 “70, 75%의 효험이 있는 (코로나19) 백신이라면 만족할 것”이라며 “우리가 가장 잘한 경우는 홍역(백신)으로 97, 98% 효험이 있었다. 그 수준에 도달한다면 훌륭하겠지만 내 생각에는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70∼75%의 효험이 있는 백신을 미 인구의 3분의 2가 접종했을 때 코로나19에 대한 집단면역이 생기겠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럴 것 같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집단면역은 특정 질환에 감염됐다가 회복되거나 백신을 맞아 항체가 생기면서 면역을 가진 인구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인 상태를 말한다.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질환의 전파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면역이 없는 사람의 감염확률도 덩달아 낮아진다. 백신 비접종자나 백신을 맞아도 면역이 안 생기는 사람까지 보호할 수 있게 된다.

파우치 소장은 “이 나라의 일부 사람들, 상대적으로 놀랄 만큼 많은 비율의 사람들 사이에는 반(反)과학, 반권위, 반백신 정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일부 유럽에서는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유언비어를 믿고 백신 접종을 꺼리거나 거부하는 운동도 일고 있다. 앞서 CNN이 지난 5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싼값에 보급되면 이를 맞겠다는 응답자는 66%에 그쳤고, 33%는 접종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서커스로 꼽히는 ‘태양의 서커스’ 공연단이 코로나19로 모든 공연을 중단한 끝에 결국 파산했다. 캐나다 몬트리올 소재의 ‘태양의 서커스 엔터테인먼트그룹’은 이날 현지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태양의 서커스는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의 공연을 중단하고, 전체 인력의 95%인 4500여명을 무급휴직 처리했다. 회사 측은 이들 가운데 3480명을 일시해고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이 회사의 채무는 16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 달한다. 1984년 설립된 태양의 서커스는 세계 300개 이상의 도시에서 공연하며 최고의 서커스라는 찬사를 받았다.

미 뉴욕 맨해튼의 대표적인 극장가인 브로드웨이의 셧다운도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