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조종사노조, 횡령 등 혐의… 李의원과 딸 검찰에 고발하기로
"李의원, 가족 지분만 포기하면 다인가" -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26일 서울 양천구 이스타항공 본사 앞에서 창업주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에 대한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임직원 임금 250억원 체불 문제로 비난받자 "지분 모두를 회사에 헌납하겠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계속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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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2007년 이스타항공을 창업해 2012년까지 회장직을 맡다가 2012년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물러났다. 이후 회사 지분도 자녀들에게 물려줬다. 이스타항공 노조 관계자는 "표면적으로는 이 의원이 이스타항공에서 맡고 있는 직책도, 가진 지분도 없지만 실질적으로는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이 의원의 친인척 다수가 이스타항공과 관계사에 근무하고 있고, 이 의원 조카와 이 의원 보좌관 출신 인사가 회사 내에서 '실세'"라는 것이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의원의 딸과 조카 등 친인척 최소 6명이 현재 이스타항공에 근무 중이다. 딸 이수지(31)씨는 2018년 3월 이스타항공에 상무로 입사해 브랜드마케팅 본부장을 맡고 있다. 조카 4명은 재무팀·노무팀·정비팀·감사팀 등에서 사원~차장 직급으로 근무 중이며 조카사위는 코타키나발루 지점장을 맡고 있다.
/조선일보 |
이 의원의 보좌관·비서관 출신도 회사 내 '실세'로 불린다. 29일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의 입장문을 대독한 김유상 경영기획전무는 19대 국회에서 이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국내 영업파트장인 신모(여·40대)씨 역시 19대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이었다. 노조는 김 전무가 이 의원의 조카인 이모 재무팀장과 함께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관련 업무를 도맡아 지휘하고 있다고 했다. 노조 관계자는 "인수에 관련한 돈 문제는 회사에서 이 두 사람만 정확히 알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한 인물들"이라고 했다. 신씨는 직급은 차장급이지만, 회사 내에서 '부장보다 높은 차장'으로 불린다고 한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조만간 이 의원과 딸 이수지 이스타항공 상무 겸 이스타홀딩스 대표를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 의원이 이스타항공 지분을 자녀들에게 넘기는 과정에 대한 의혹도 풀리지 않고 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2015년 이 의원의 자녀가 100% 지분을 가진 이스타홀딩스가 설립됐고, 이 회사는 기존 이 의원 소유의 다른 회사들과 임직원이 가지고 있었던 이스타항공 지분 68%를 매입했다. 그러나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돼 실적이 전혀 없는 이스타홀딩스가 어떻게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100억원을 빌릴 수 있었는지, 이 과정에서 담보나 보증이 끼어 있는지 등에 대한 해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 주식을 수년에 걸쳐 약 30%를 팔아 사모펀드에서 빌린 원금 80억원과 이자를 모두 갚았다"고 밝혔지만, 주식을 누가 얼마에 매입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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