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 유착 의혹 독자수사 주장
윤석열 검찰총장(왼쪽), 이성윤 중앙지검장 |
이철 전 VIK 대표에 대한 채널A 기자의 '신라젠 로비 의혹' 취재가 강요미수가 되느냐를 놓고 서울중앙지검이 대검에 공개적으로 반기(反旗)를 들었다. 서울중앙지검(지검장 이성윤)은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윤 총장이 결정한) 전문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에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의 독립성을 보장해달라"고 공개 요구했다. 윤 총장이 이 사건 지휘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의미였다. '건의를 드린다'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검찰 안팎에선 윤 총장에 대한 항명(抗命)으로 해석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과 관련해 MBC가 제기한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간의 검·언 유착' 의혹이 맞는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최근 윤 총장은 '강요미수 혐의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대검 내부의 다수 의견을 보고받은 뒤 수사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수사자문단에 이 사건을 회부했고, 대검은 위원 구성을 마친 상황이다.
대검은 이날 내부회의를 거친 뒤 서울중앙지검 요구를 일축했다. 대검 관계자는 "범죄 성부(成否)도 설득 못 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임검사에 준하는 독립성을 부여해 달라고 하는 것은, 수사가 상급 기관의 지휘와 재가를 거쳐 진행된다는 기본마저 저버리는 주장"이라고 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의 '공개 요구'는 추미애 법무장관이 연일 윤석열 총장을 공격하는 와중에 나왔다. 추 장관은 전날 국회 법사위에서 전문수사자문단 회부에 대해 "나쁜 선례"라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선 기관장이 총장에게 반대 의견을 제시하면서 이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처음 본다"며 "추 장관에 보조를 맞춰 여론전을 벌이겠다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했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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