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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인사이드 스토리]'서울 집값 잡을 수 있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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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대책 발표 열흘만에 22번째 대책 거론 '주택공급 부족론' 지속 대두…정부와 '인식차' [비즈니스워치] 채신화 기자 csh@bizwatch.co.kr

"이번엔 서울 집값 잡힐까요?"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자주 접하는 질문입니다. 항상 덧글이 많이 달리는 질문이기도 하고요. 대부분 '이래 가지고 잡히겠어요?' 하는 식의 냉소적인 덧글입니다.

현 정부가 21번이나 대책을 내놓으며 부동산 시장을 옥죄고 있는데 대체 뭐가 부족해서 집값이 좀처럼 잡히질 않는 걸까요.

이 문제는 지난 26일 한국주택협회와 건설주택포럼이 '서울 집값 잡을 수 있는가?'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도 구체적으로 다뤄졌는데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시한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교집합'이 있었습니다.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선 무엇보다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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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택협회와 건설주택포럼이 지난 26일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서울 집값 잡을 수 있는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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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가 줄줄이 내놨던 부동산 대책은 '수요 억제'에 무게를 둬 왔습니다. 가장 최근 발표한 6·17대책도▲법인 부동산 규제 ▲조합원 실거주 요건 강화 ▲규제지역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규제 정책이었는데요. 공급 대책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동안 굵직한 공급 대책도 여러 차례 나오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규제 대책이 더 빈번했죠. 더군다나 대출 규제 등 규제 정책은 바로 적용되는 반면 공급 정책은 주택 건설의 문제기 때문에 시장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진 않거든요. 그래서 더 꼼꼼하고 풍부한 공급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줄을 잇는데요.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나 위기감도 끊이질 않습니다. 집값 과열이 심한 서울은 재개발‧재건축으로 주택 공급을 해야 하는데 부동산 대책으로 대부분 막아 놨으니까요. 희소성 때문에 가격은 점점 오르고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도 동반 상승을 하게 되고요.

이날 세미나에서 강신봉 한국도시정비협회 부회장은 "서울 주택 시장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에 대해선 누구나 알고 있다"며 "서울에서 연간 8만4000가구의 주택이 필요한데 내년만 해도 1만4000가구가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추세가 끝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강 부회장이 서울시 클린업시스템으로 2~2.5년 이내 일반분양이 될 수 있는 지역을 분석한 결과 ▲강남구 8곳 2100가구 ▲송파구 3곳 1900가구 ▲서초구 12곳 4600가구 정도만 일반분양(조합원 분양 제외)이 된다고 합니다. 연 평균으로는 3000~4000가구 정도만 신규 공급된다는거죠.

이번 6‧17대책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요건까지 강화했으니 앞으로 더 공급은 더 어려워질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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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부회장은 "안전진단에서 정비계획까지 3년, 추진위 승인부터 관리처분까지 약 9.4년 걸린다"며 "안전진단은 앞으로 12~13년 이후 공급을 좌우하는 수단인데 이를 규제하면 향후 주택공급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주일 서울연구원 박사도 "기본적으로 주택 가격이 오르는 건 수요공급의 문제"라며 "서울은 주택보급률이 아주 부족한 정도는 아니지만 강남3구 등 특정 구역에 대한 수요와 신규 주택 수요가 맞물린 게 수요 부족을 자아냈다"고 짚었습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주택보급률 통계를 보면요. 최근 5년(2014~2018년)간 서울 주택보급률은 2014년 96%에서 2017년 96.3%로 소폭 올랐다가 2018년엔 95.9%로 떨어졌는데요. 2018년 기준 전국 시도에서 주택보급률이 100% 이하인 곳은 서울이 유일합니다.

주택보급률이란 일반가구수에 대한 주택수의 백분율로, 특정지역에서 주택 재고가 그곳에 거주하고 있는 가구수에 비해 얼마나 부족한지 또는 여유가 있는지 보여주는 양적지표.

하지만 수도권 인구 과밀은 점점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 박사에 따르면 오는 2030년엔 수도권 각 도시 기본계획에 나타나 있는 계획인구에다, 예정돼 있는 택지개발지구 개발 시 인구까지 추산하면 수도권 인구가 총 3376만명에 달할 거라고 봤습니다.

2018년 기준 주택 수는 서울은 368만2000가구, 경기는 479만8000가구, 인천은 110만8000가구 등 958만8000가구에 불과한데요. 최근 1~2인 가구 증가세와 정비사업 규제 등을 감안하면 공급량이 모자라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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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대책 직후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22번째 대책 예상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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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주택공급량은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서울시는 올초 주택공급 부족에 대해 '과장된 정보'라며 오히려 2020~2025년 주택공급량이 충분하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서울시가 추산한 연간 아파트 공급량은 ▲2008~2013년 3만3549가구 ▲2014~2019년 3만5677가구 ▲2020~2025년(추산) 4만9000가구 등으로 매년 증가한다고 봤습니다.

이에 22번째 대책도 또다시 '규제'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입니다.

6·17대책 발표 이후 열흘 만에 보유세 인상, 규제지역 확대 등을 담은 추가 대책 예측 내용이 SNS상으로 퍼지기 시작했고요. 아니다 다를까 규제지역에서 빠진 김포·파주 등의 집값이 오르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나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이 추가 규제를 예고했습니다.

물론 정부의 방향도 공감은 갑니다. 부동산 시장에 투기세력이 많고 유동성도 풍부한 시점이라 규제의 끈을 놓을 수가 없는 상황이죠.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세미나에서 "6‧17대책이 가격에 효과가 있는지 여러 문제가 지적된다"면서도 "가격이 오르고 내리고의 문제가 아니고 증폭의 속도를 조절하는게 모든 나라의 정책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가 필요하다고 외치는 '주택 공급'은 당장 보이지 않고 규제 정책만 '재탕' 수준으로 나온다는 게 참 아쉽습니다. 오히려 현금이 넉넉한 부자들은 주택 투기를 이어가고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의지가 점점 꺾이는 모습인데요. 즉각적인 대책보다는 좀 더 신중하고 꼼꼼한 대책이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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