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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DB그룹, 김남호 회장 선임…‘2세 경영’ 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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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김준기 DB그룹 창업주의 장남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이 그룹 회장에 선임됐다.

김남호 회장이 취임함에 따라 DB그룹은 창업 이래 50년 가까이 그룹을 이끌어온 김준기 회장의 창업자 시대가 끝나고 2세 경영 시대로 전환됐다. 이에 김남호 회장을 보좌하는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DB그룹은 1일 이근영 회장이 물러나고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을 신임 그룹 회장에 선임한다고 밝혔다. 취임식은 오전 10시 DB금융센터에서 열린다.

신임 김 회장은 내년 초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그룹 제조서비스부문 지주회사인 DB Inc 이사회 이상도 맡을 예정이다.

김남호 회장은 1975년생으로 경기고를 졸업한 뒤 1999년 미국 미주리주에 위치한 웨스트민스터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2002년부터 3년간 외국계 경영컨설팅회사인 AT커니에서 근무했으며 2007년 미국 시애틀 소재의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데 이어 UC버클리대학교에서 파이낸스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1월 그룹에 입사해 동부제철, 동부팜한농 등 주요 계열사에서 생산, 영업, 공정관리, 인사 등 각 분야 실무경험을 쌓으며 경영 참여를 위한 준비과정을 밟았다.

김 회장은 이미 DB손해보험(9.01%)과 DB Inc.(16.83%)의 최대주주다. DB손해보험은 DB생명, DB금융투자, DB캐피탈 등을, DB Inc.는 DB하이텍과 DB메탈 등을 지배하고 있다.

이번 김남호 회장 체제로의 전환은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부친인 김준기 전 회장이 작년 3번째 암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사실상 경영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고, 김남호 회장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는 계열사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왔기 때문이다. 김준기 전 회장 퇴임 후에는 이근영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 경영을 이끌기 위한 준비과정도 밟아왔다.

이번 김남호 회장의 선임은 이근영 회장의 퇴임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근영 회장은 2017년 9월 그룹 회장에 취임해 당시 김준기 회장의 갑작스러운 퇴임으로 인한 리더십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짧은 시간에 그룹 경영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고령으로 인해 체력적 부담이 커지면서 여러 차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말 그룹 회장단과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그룹 경영협의회에서 퇴임 의사를 공식화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초유의 경제위기 상황에 강력히 대처하기 위해 대주주인 김남호 부사장이 책임을 지고 경영 전면에 나서 줄 것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강남구 대치동 DB금융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그룹 회장 이취임식은 코로나19 생활 속 거리두기 차원에서 그룹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일부만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김남호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국내외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중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DB를 어떠한 환경변화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지속성장하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각 사 경영진과 임직원들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상품 기획, 생산, 판매, 고객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컨버전스 구축과 온택트(ontact) 사업역량을 강화해 줄 것”을 당부했다.

DB그룹은 1969년 김준기 전 회장이 24세의 나이에 창업했다. 1970년대 초반 중동 건설시장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철강, 소재, 농업, 물류, 금융 등 국가 기간산업에 투자해 그룹 성장의 발판을 다졌다.

창업 30년 만인 2000년도에 10대 그룹으로 성장했으며 2010년대 중반 구조조정을 겪으며 보험, 증권, 여신금융, 반도체, IT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금융부문 포함 자산규모는 66조원이며, 매출액은 21조원이다.

이지숙 기자 jisuk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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