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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DB그룹, 김남호 회장 선임…2세 경영 막올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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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전 회장 장남

"위기상황 책임감 절감"

새 경영진 세대교체 전망

아시아경제

김남호 DB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이기민 기자] DB그룹이 본격적인 '2세 경영' 시대를 맞았다. 창업주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이 그룹을 이어받아 김남호 체제의 막을 올렸다.


DB그룹은 1일 김남호 부사장을 신임 그룹 회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내년 초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그룹 제조서비스부문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DB Inc.의 이사회 의장도 맡게 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경영자로서의 저의 꿈은 DB를 어떠한 환경 변화도 헤쳐 나가는 지속성장하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경영 목표를 밝혔다. 그는 이어 "회장직을 받아들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주주들을 대표해 앞장서서 이 위기상황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강한 책임감을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향후 DB그룹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변화는 지속성장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일관된 과정이며, 피할 수 없는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상품 기획, 생산, 판매, 고객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컨버전스 구축과 온택트(온라인 대면) 사업역량을 강화해 줄 것"을 계열사 경영진과 임원들에게 당부했다. DB그룹은 창업자 시대에서 김 회장을 보좌하는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급속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1975년생으로 1999년 미국 미주리주에 위치한 웨스트민스터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2002년부터 3년 간 외국계 경영컨설팅회사인 AT커니에서 근무를 했다.


이후 2007년 미국 시애틀 소재의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하고 UC버클리대학교에서 파이낸스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1월 그룹에 입사해 전공인 금융분야에서 쌓은 전문지식과 국내외 투자금융 전문가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2010년대 중반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DB INC.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동부팜한농ㆍ동부대우전자 등 매각작업에 관여해 DB그룹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금융ㆍIT 중심으로 그룹 재정비를 주도했다.


재계에서는 2세 경영 체제로의 전환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회장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는 계열사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왔다.


현재 김 회장은 DB손해보험(9.01%)과 DB Inc.(16.83%)의 최대주주다. DB손해보험은 DB생명, DB금융투자, DB캐피탈 등을, DB Inc.는 DB하이텍과 DB메탈 등을 지배하고 있다.


김준기 전 회장의 퇴임 이후 그룹 회장을 맡아 온 이근영 회장의 퇴임도 2세 경영을 앞당긴 계기가 됐다. 김 전 회장의 퇴임으로 2017년 9월 취임한 이 회장은 그룹 경영 안정화를 짧은 시간 내에 이루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고령으로 인해 체력적 부담이 커지면서 여러 차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이 1969년 창업한 DB그룹은 1970년대 초반 중동 건설시장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철강, 소재, 농업, 물류, 금융 등 국가 기간산업에 투자해 그룹 성장의 발판을 다졌다. 2000년 10대 그룹으로 성장했지만 2010년대 중반 구조조정을 겪으며 보험, 증권, 여신금융, 반도체, IT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부문 포함 자산규모는 66조원이며, 매출액은 21조원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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