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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북미만 보지 말자”던 文 대통령, 두 달 만에 “북미대화에 전력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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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 ‘빅 이벤트’ 절실한 트럼프, 선뜻 응할지 관심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유럽연합(EU)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미국의 대선 이전에 북미 간 다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데 한국은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두달전 취임 3주년을 맞은 자리에서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해나가자”고 제안했지만 최근 남북 관계가 급격히 악화한 데 따라 다시 북미대화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의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의 전날 화상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북미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그동안 어렵게 이룬 남북 관계의 진전과 성과를 뒤로 돌릴 수는 없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의지”라며 “나는 인내심을 갖고 남북미 간 대화 모멘텀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U가 남북미 대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지지해 주는 데 감사드린다”며 “북미 간 대화 노력에 있어 EU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북미정상회담 재개와 관련한 뜻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에 청와대와 백악관, 안보실이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생각은 이미 미국 측에 전달이 됐고, 미국 측도 (북미정상회담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고 현재 노력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제가 거듭 제안하는 것은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 할 수 있는 일들은 찾아서 해나가자는 것”이라며 교착된 북미관계 대신 남북대화에 힘쓰자는 메시지를 낸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북미 대화가 당초 기대와 달리 여전히 부진하고 언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미국의 정치 일정을 보면 더 그렇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이 대북전단을 앞세워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남북관계가 악화하자 두 달 만에 북미 간 대화를 이끄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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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첫날인 지난해 2월 27일(현지시간), 회담장인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활짝 웃고 있다. 하노이=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전 위험 부담을 안고 북한과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지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미 CNN 방송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 김 위원장과 3차 정상회담을 하기 원하지 않는다고 외교 정책 참모들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도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이)열리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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