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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유레카] 틱톡, 줌…중국 앱이 세계를 ‘지배’할 때 / 박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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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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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은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중국의 사회관계망(SNS) 서비스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중국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2016년 9월 더우인(抖音)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이 서비스는 2017년부터는 틱톡(tiktok)이란 이름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 선풍적 인기를 얻었다. 이 앱을 이용해 15초 분량의 짧은 동영상을 손쉽게 제작해 인터넷 세계에서 공유할 수 있다. 중국 농촌의 노인들부터 미국의 유명 팝 스타들까지 누구나 일상, 노래, 춤 등을 찍어서 올린다. 150여개국에서 75개 언어로 서비스되며 지난 4월까지 전세계적으로 20억회 넘게 다운로드됐다. 미국에서도 청소년을 중심으로 8천만명 이상이 이용한다. 이제 ‘틱토커’가 유튜버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중국 앱이 전세계를 사로잡자, 경계와 견제가 강해졌다.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 불길이 경제전쟁으로 번지는 가운데, 인도 정부는 지난달 29일 틱톡 등 59개 중국산 스마트폰 앱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앱들이 “승인받지 않은 방식으로 사용자 정보를 인도 밖 서버로 무단전송해 인도의 주권, 안보, 공공질서를 침해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인구 약 13억8천만명의 인도에서 틱톡 사용자는 1억2천만명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15일 히말라야 산맥 해발 4300m 높이의 갈완계곡에서 벌어진 중국과 인도 군 수백명의 유혈 충돌로 인도 병사 20명이 숨진 뒤 격렬한 반중국 시위와 함께 중국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인도 정부가 중국 인터넷 기업을 겨냥한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전세계를 잇는 소통 도구가 된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도 중국 당국의 검열에 협조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6월4일 천안문(톈안먼) 시위 유혈 진압 31주년을 맞아 줌을 이용해 중국, 홍콩, 미국 등에서 화상 추모행사를 열려던 인권운동가들의 계정을 줌이 차단했기 때문이다. 줌은 “중국 정부가 우리에게 중국법에 따라 이런 활동이 불법이라고 통보하고 관련 계정을 닫으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줌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화상회의가 대세가 되면서 단숨에 전세계 이용자 3억명을 확보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미국 기업이지만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는 중국 산둥성 출신의 위안정(에릭 위안)이다. 줌 직원 2500여명 중 700여명이 중국에서 일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와 서버의 상당 부분도 중국 내에 있어 사실상 중국 기업이란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며 각국을 압박해온 있는 미국은 이제 줌과 틱톡 등을 통해 중국이 전세계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검열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중국의 기술 대약진과 함께, 사이버 세계의 기술패권 전쟁이 점점 격렬해지고 있다.

박민희 논설위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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