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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이슈 5세대 이동통신

가장 먼저 시작했는데…아직 갈길 먼 5G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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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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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타이틀을 위해 무리하게 추진했던 5G 상용화가 1년이 지났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5G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한 것은 물론, 5G 단독모드(SA) 상용화와 전국망 구축이 지연되면서 5G 서비스가 원활히 제공되지 않은 탓이다.

이에 따라 LTE보다 2만원가량 비싼 요금을 내고도 5G를 제대로 체감할 수 없다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G 가입자 증가세도 주춤하다. 구태여 고가 요금제를 내고도 5G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LTE폰으로 갈아타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 이통사들이 당초 선언했던 올해 5G 가입자 1500만명 달성도 안갯속이다.

◆5G 스마트폰 쓰는데 대부분 LTE로…왜?

"5G 스마트폰을 사용한지 1년 정도 됐습니다. 지금까지 5G를 켜놓고 사용했던 적은 손에 꼽힙니다. 5G 대신 LTE 우선 모드를 사용하고 있죠."

갤럭시S10 5G를 1년째 사용했다는 김모씨(30)는 불안정한 5G 서비스 탓에 5G 켜 놓고 사용해본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설령 사용하더라도 갑자기 LTE로 전환되는 경우가 허다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많다는 그의 설명이다.

김씨의 사례처럼 실제 5G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용자 대부분이 5G 대신 LTE를 사용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들이 5G 망에 접속하는 시간은 전체 사용량의 1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별 이통사의 5G 가용성 지수는 SK텔레콤 15.4%, LG유플러스 15.1%, KT 12.5% 순이었다. 이는 가입자가 스마트폰 사용 시간에서 5G 망에 접속된 시간 비율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5G 사용자임에도 대부분 LTE 망에 접속해 있다는 뜻이다.

5G 사용자가 LTE와 5G를 동시에 쓸 수 있는 이유는 국내에서 상용화된 5G가 비단독모드(NSA)이기 때문이다. NSA는 5G가 연결되지 않는 곳에서는 LTE 망으로 접속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진정한 5G'가 구현되려면 단독모드(SA)가 상용화돼야 한다. NSA는 LTE와 비슷한 수준의 데이터 지연시간이 생기지만, SA가 상용화되면 지연시간은 지금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SA 상용화는 올 상반기 내 이뤄진다는 것이 정설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와 5G 가입자 증가세가 생각보다 늘지 않으면서, SA 연내 상용화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최근 통신장비회사 에릭슨엘지는 5G 기술 리더십을 위해 국내 이통사들이 빨리 5G 28㎓ 대역을 상용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 상용화된 5G 서비스는 3.5㎓ 주파수 기반이다.

지난 6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권경인 전무는 "5G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28㎓ 대역 상용화가 필수적"이라며 "국내 통신사들이 5G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조속히 28㎓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28㎓ 대역을 상용화 역시 올해 불투명하다. 하반기 국내 출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 5G 스마트폰에 28㎓를 지원하는 모듈이 빠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28㎓ 대역 상용화는 내년으로 밀린 상황이다.

◆5G 가입자 1500만 달성, 사실상 불가능할 듯

5G 가입자도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중저가 5G폰 출시 등으로 가입자가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업계가 목표로 했던 2020년 말 가입자 1500만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현재 국내 5G 가입자는 5월말 기준 누적 687만6914명이다. 지난해 4월부터 집계된 것을 고려하면 증가폭은 상당히 낮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남은 기간(6~12월)까지 매달 12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해야한다.

높은 공시지원금과 불법보조금 살포로 5G 가입자 증가세가 역대 최고에 달했던 지난해 7~9월 순증폭도 58만명, 88만명, 67만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수준의 증가세로는 어림도 없다.

고가로 형성된 5G 요금제 탓에 이용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이통사의 5G 요금제는 5만~13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LTE 요금제보다 2만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4월 5G가 상용화되고 요금제가 발표되자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용자들의 통신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5G도 4만원대 저가요금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이통3사는 4만원대 중저가 5G 요금제 출시를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5G 품질에 대한 이용자 불만도 여전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4월 5G 상용화 이후 1년간 접수된 5G 관련 상담 분석 결과 총 2055건이 접수됐다. 상담 내용 중 계약 해지와 관련된 내용은 702건(34%)으로 가장 많았고 품질 관련 상담은 590건(29%), 불완전 계약이행 관련 내용은 431건(21%)이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커버리지 불안정과 5G 콘텐츠가 부족한 상태에서 상용화가 진행되면서 소비자는 5G 서비스에 대해 기대를 갖고 고가의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지만, 제한적 서비스와 품질 불량을 겪으면서 이 같은 불만이 접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최초를 위해 5G 상용화를 무리하게 진행하다보니 추진과정에서 부족한 점과 다양한 문제가 있었던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이통사) 높은 요금제를 내는 이용자들이 좋은 서비스와 혜택을 받도록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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