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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맨몸에 기저귀 쓰고 “표현의 자유” 주장한 日 도쿄지사 후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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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토 데루키, "4년 전 남성 성기 발언 방송 금지 불공평" 주장 / N국당 당수 "지금부터 NHK 대해 나쁜 말"… 비판 내용 방송되기도 / ‘아베노마스크 브래지어’로 아베 비판한 구의원 후보도

세계일보

일본 도쿄도 지사 선거에 출마한 트랜스휴머니스트당 고토 데루키 후보가 지난달 26일 NHK 정견방송에서 팬티 차림에 종이 기저귀를 얼굴에 쓰고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고 있다. NHK 촬영


지난달 26일 오후 10시30분쯤 NHK가 일본 도쿄도 지사 후보의 정견방송을 보던 중 뜻밖의 모습(사진)을 목격했다. 남성 후보가 갑자기 상하 정장과 와이셔츠를 벗더니 맨몸에 대형 종이 기저귀를 얼굴에 뒤집어쓰고 연설을 이어갔다.

오는 5일 실시되는 일본 수도의 수장 선거에는 역대 가장 많은 22명이 출마해 난립 상태로 각양각색의 후보가 나왔다. 맨몸 기저귀 투혼을 보인 트랜스휴머니스트당 고토 데루키 후보는 정견방송에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남성과 여성의 성기와 관련한 단어를 연발했다. 고토 후보는 4년 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NHK 정견방송에서 성적인 발언을 했으나 음소거 처리를 당했다. 고토 후보는 NHK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으나 결국 패소했다.

고토 후보는 “4년 전 선거에서 ○○(남성의 성기를 뜻하는 비속어)라고 말했는데 방송 금지(음소거)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NHK의 선정적인 프로그램 제목을 거론하면서 “그런 방송은 지상파를 타고 옷을 입은 나의 발언은 방송금지당했다”며 “이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고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NHK는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하는 선거에 대해 후보자 정견을 녹화 또는 녹음 방송으로 하고 있다. NHK는 원칙적으로 방송 내용이나 편집에 관여하지 않으나 선거법에 금지한 내용에 대해서는 대응하고 있다. 선거법은 다른 정당·정치단체에 대한 명예 훼손이나 선량한 미풍양속 반하는 내용, 상품광고·영업과 관련한 언동은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N국당(NHK로부터국민을지키는당) 다치바나 다카시 당수가 “아저씨가 지금부터 NHK에 대해 나쁜 말을 할 테니까 TV 앞의 착한 어린이들은 TV를 꺼주세요”라면서 시작한 NHK 비판 내용이 NHK 채널을 통해 방송되기도 했다.

세계일보

도쿄 기타(北)구 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신도 가나(27) 후보가 브래지어 대신에 아베노마스크를 착용한 선거 포스터를 들고 있다. 일본 시민방송국 유튜브 캡처


도쿄도 지사 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도쿄 기타(北)구 의원 보궐선거에 출한 20대 여성 후보 신도 가나(27) 후보는 소위 아베노마스크를 브래지어 대신 착용한 선거 포스터를 제작해 개방적인 성문화의 일본에서도 충격을 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는 아베노마스크에 대해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며 “자숙을 강요하면서 나눠주는 마스크로서 여기에 돈을 쏟아부은 것에 대한 비아냥을 담았다. 단순한 노출이 아니다”고 말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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