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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CJ ENM "프로그램 사용료 15~30% 더 내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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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이 케이블 방송과 인터넷TV(IPTV) 등에 올해 프로그램 사용료를 15~30%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CJ ENM은 인상 합의가 늦어지는 일부 유선방송 사업자에게 오는 17일부터 프로그램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최후통첩'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인기 채널 tvN과 Mnet, CJ오쇼핑 등 16개 채널을 서비스하고 있어 송출이 중단될 경우 유료방송업체가 상당한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시청자들도 원하는 채널을 볼 수 없는 불편을 겪게 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방침을 통보하면서 IPTV 30%, 위성방송 25%, 케이블TV 20%, 개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15% 등 인상률을 각각 제시했다. 콘텐츠 제공자(PP)와 유료방송 업계는 올해 들어 광고 수입이 크게 감소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인기 채널을 포기할 수 없는 유료방송사들은 CJ ENM 입장을 반영하는 쪽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갈등이 심각한 곳은 딜라이브다. CJ ENM은 지난달 17일 딜라이브 측에 공문을 보내 "7월 17일 본사가 송출하는 13개 채널을 한꺼번에 공급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양사 간 갈등 중심에는 CJ오쇼핑 송출 수수료(CJ ENM이 딜라이브에 지불)와 프로그램 사용료(딜라이브가 CJ ENM에 지불)가 있다. CJ오쇼핑은 최근 2~3년간 홈쇼핑 송출 수수료를 인하해 달라고 요구해 왔으나 딜라이브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해 7월분부터 20%를 차감해 지급하기 시작했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CJ오쇼핑의 차감을 통한 미지급분에 대해 법원에 2019년 10월께 지급명령을 신청했으나 CJ오쇼핑은 지급명령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해놓고 계속 차감 지급하고 있는 상태"라며 "지금까지 일방적으로 미지급한 송출 수수료는 27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CJ ENM은 여기에 더해 지난 3월 프로그램 사용료의 20% 인상을 요구했고, 딜라이브는 합리적 수준의 인상안을 합의하자며 논의 중이었다. 그러나 지난 5월 딜라이브가 못 받은 홈쇼핑 송출 수수료와 프로그램 사용료를 상계해 지급하자 CJ ENM이 공급 중단을 통보하기에 이른 것이다.

CJ ENM은 이번 인상 요구가 지난 4~5년간 동결한 데 따른 합당한 인상 요구이며, 콘텐츠 투자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CJ ENM 관계자는 "방송 플랫폼사 중 75% 이상은 이미 인상된 프로그램 사용료 공급 계약에 합의하거나 협의 중인데, 딜라이브는 협상 자체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합의점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딜라이브 관계자는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20%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다. 공생해야 할 중소 콘텐츠 제공자 몫을 독차지하겠다는 이기적 발상"이라며 "특히 채널 송출이 중단될 경우 시청자가 피해를 볼 것을 뻔히 알면서, 이를 볼모로 하는 벼랑 끝 전술은 미디어 업계의 기본마저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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