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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낙연 '엄마 발언' 사과... "여성들의 고통 들여다보려는 노력 부족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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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엄마되는 경험 못해 철 안 든다" 발언 비판에
"저만의 경험으로 세상 보려... 더 넓게 보겠다"
한국일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지구촌보건복지포럼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한민국 재도약의 길'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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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남자는 엄마 되는 경험을 하지 못해 철이 들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가 즉각 사과했다. 출산과 육아에 관한 '전근대적' 인식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다.

이 의원은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오늘 아침 제가 강연 중 했던 일부 발언이 많은 분들께 고통을 드렸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지구촌보건복지포럼의 주최로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한민국 재도약의 길’ 강연에서 한국의 산후조리 산업 관련 발언 중 “인생에서 가장 크고 감동적인 변화는, 소녀가 엄마로 변하는 그 순간이며 남자들은 그런 걸 경험 못 하기 때문에 나이를 먹어도 철이 안 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출산을 하지 않거나 난임을 겪는 부부 등에 대한 존중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출산과 결혼을 포기해야 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세태에 대한 배려도 부족했다는 비판도 일었다.

이 의원은 자신이 아버지가 됐던 1982년 아내의 출산 이후 모습을 떠올리며 나온 발언이었다며 "누군가를 아프게 하거나 불편하게 하려는 뜻이 있을 리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어머니를 비롯해 세상의 여성들이 겪는 고통과 희생을 제대로 들여다보려는 노력은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이 여성만의 몫일 수 없다. 부모가 함께 해야 하고, 직장, 마을, 국가가 해야 한다"며 "제가 아버지가 됐던 4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세상은 변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또 "이번 일을 통해 많은 분들이 제게 깨우침을 주셨다"면서 "저만의 경험으로 세상을 보려 하지 않는지 경계하며 더 넓게 우리 사회를 보겠다"고 덧붙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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