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제2의 러시아게이트? 위기의 트럼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군 살해 대가 탈레반에 포상금

트럼프 보고 받고 아무 조처 안해”

NYT 보도에 ‘보고 없어’ 부인했으나

‘보고 무시’ 보도 이어져 파문 확산


한겨레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현상금을 걸고 탈레반에 미군 살해를 사주했다는 정보보고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시했다는 보도가 일파만파 확산되며 ‘제2의 러시아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2018년 7월,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헬싱키/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에 ‘제2의 러시아게이트’가 열릴 조짐이 보인다.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현상금을 걸고 탈레반에 미군 살해를 사주했다는 정보보고를 트럼프 대통령이 무시했다는 최근 <뉴욕 타임스> 보도가 일파만파 확산되는 모양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그 정보에 대해 (이제)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전날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성명을 내고 “최근 언론보도에 나온 주장이 정보당국에 의해 입증되지 않아서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그 정보의 진실성에 대해서는 정보당국 내에서 여전히 유보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7일 보도된 <뉴욕 타임스> 기사를 보면,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GRU) 산하 ‘29155’라는 조직이 지난해 미군 및 연합군을 살해하는 대가로 탈레반과 연관된 아프간 반군 세력에 비밀리에 포상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정보는 트럼프에게 보고됐으며 지난 3월 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도 관계 부서들과 이를 논의했다고 한 당국자는 밝혔다. 미 당국은 러시아에 대한 외교적 항의와 제재 부여 등 대응안을 마련했지만, 백악관은 어떤 조처도 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백악관 쪽은 즉각 그런 사안을 보고받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나, <에이피>(AP) 통신 등 다른 언론들도 행정부 내 소식통들을 인용해 <뉴욕 타임스> 보도를 확인했다. 30일에도 <시엔엔>(CNN)이 “지난봄 해당 정보가 트럼프의 일일 브리핑에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트럼프가 평소 정보당국의 일일 정보보고 등 주요 정보보고를 읽지 않아서, 구두로 설명받곤 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쪽은 논란이 커지자 의원들을 초청해 이 사안에 대해 설명했으나, 민주당 쪽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백악관 설명회에 참석한 민주당의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트럼프가 이 문제를 바닥까지 파헤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항의하지 않은 것은 설명될 수 없다”며, “트럼프의 대응도 러시아를 옹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1일 상·하원의 여야 지도자들을 백악관 상황실에 초청하는 고위급 설명회를 연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상·하원 공화·민주 원내대표, 상·하원 정보위원장 등 이른바 ‘주요 8인’이 초청된다. 그만큼 사안의 파급력이 크다는 의미다.

공화당에서도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벤 새스 상원 정보위 의원은 “의회는 누가 무엇을 알았고, 언제 알았는지를 찾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최고사령관이 알았는지, 만약 아니라면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는지”를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네이버 뉴스판 한겨레21 구독▶2005년 이전 <한겨레>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