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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겨우 20만원?" 등록금 '찔끔' 반환에 학생들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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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대학 '10%' 수준 제시…학생들 "절반은 넘어야"

"코로나 확산에 2학기 정상 개학도 장담 못해…반환·감면 기준 세워야"

뉴스1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록금반환본부 소속 대학생들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42개 대학 3500명 대학생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을 선포하고 있다./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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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지난 5개월 동안 이어진 등록금 반환 요구가 사법부로 넘어간 가운데 정부와 대학에서 계획 중인 등록금 반환 규모에 대해 학생들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와 대학들을 향해 상반기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학생들 주장에 책임 있게 응답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전대넷은 교육부와 소송인단에 참여한 학생들이 소속된 대학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등록금 반환 소송 소장을 접수해 등록금 갈등 해결을 사법부에 맡겼다.

특히 전대넷은 소장을 접수하면서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등록금 반환 규모가 학생들이 요구하는 수준과 동떨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전대넷이 최근 대학생 1만11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평균적으로 등록금 가운데 59%를 대학 측이 반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 29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등록금 반환 추경예산으로 2718억원이 통과됐지만 학교당 10% 수준인 40만원 반환을 전제로 결정된 금액이어서 학생단체 요구안과 간극이 큰 상태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침묵하던 정부와 여당이 등록금 반환에 나선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규모가 너무 적어서 학생들 인식에 미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등록금 반환 비율을 확정한 건국대도 전공 계열별로 1학기에 납부한 등록금의 8.3%를 학생들에게 되돌려주기로 정해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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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반환 촉구 대학생 국토대장정을 마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관련 학생들이 지난달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온라인 수업에 따른 등록금 반환을 촉구하고 있다./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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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결정을 두고 전대넷은 "반환 예정 금액이 20만원 정도로 밝혀지면서 학생들이 다시 한번 분노한 것으로 확인됐다"라면서 "실제로도 적지 않은 학생이 반환 비율을 놓고 불만을 표해왔다"라고 전했다.

한성대도 전교생 6567명에게 소득구간에 관계없이 1인당 20만원씩 특별장학금을 지급하고 코로나19로 직접적 피해를 본 재학생 최대 100명에게 100만원씩 주기로 했지만 등록금 갈등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성대 총학생회는 "아직 실습비 차이와 같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많이 있다"라면서 "20만원 장학금 외에도 학우분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전대넷이 모집한 등록금 반환 소송인단 참여자 가운데 한성대 학생은 이날 기준으로 총 256명으로 집계돼 학교를 기준으로 보면 계원예술대·홍익대·이화여대·숙명여대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다.

대학들은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입이 줄고 손실이 지속해서 발생해 재정상황이 여의치 않다면서 등록금 반환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숭실대도 최근 총학생회와 진행한 면담에서 등록금 관련 보상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등록금 반환 규모는 확정하지 않았다. 다만 재원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진행되는 등록금 반환 논의와 관련해 일회성으로 반환 여부만 결정할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등록금 반환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등록금 반환 논의를 통해 등록금 반환에 관한 방식과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하반기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강의를 실시할 수도 있어 등록금 반환이나 감면 기준을 세울 수 있는 깊이 있는 논의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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