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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백색'서 '백인백색'으로… 요즘 가전시장 트렌드는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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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 개인 취향 중시 마케팅 / ‘가전을 나답게’ 슬로건 내세운 삼성 / 형태 다양한 비스포크 냉장고 출시 / 코로나 충격에도 판매량 크게 늘어 / 세탁기 등 他 상품으로 트렌드 확산 / 취향 저격 제품 해외공략도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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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BESPOKE). 삼성전자 제공


최근 가전 시장에는 ‘백색(白色) 가전’이란 말이 사라지고 있다.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한 디자인의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가전을 대표하는 색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제품들은 단순한 디자인의 변화를 넘어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편의까지 고려한 ‘라이프스타일’형 제품으로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가전제품의 새로운 슬로건으로 ‘이제는 가전을 나답게’를 적용했다. 앞으로 가전제품도 공급자 위주의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소비자 위주의 라이프스타일형 제품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경영 철학을 표현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가전제품에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6월 ‘프로젝트 프리즘’(Project PRISM)의 일환으로 출시한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 부터다. 비스포크는 맞춤형 의류 제작 공법을 뜻하는데, ‘개인 주문에 따라 맞춘’이라는 뜻의 영어 표현(be spoken for)에서 비롯됐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공장에서 일률적으로 찍어낸 제품 중 하나를 선택해 공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냉장고의 디자인을 직접 선택하도록 생산과 유통의 혁신을 이뤄낸 것이다.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도 삼성전자의 냉장고 판매는 1∼5월 기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이 중 비스포크의 비중은 60%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삼성전자는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제품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제품군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출시한 ‘그랑데 AI’ 세탁기·건조기도 프로젝트 프리즘의 성과로 꼽힌다. 최근에는 비스포크 디자인을 입힌 전기레인지와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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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이 지난 1월 29일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진행된 ‘삼성 그랑데 AI’ 기자간담회에서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비스포크는 비슷한 제품으로 매대를 채웠던 가전 시장의 틀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소비자가 가전을 고를 때 브랜드나 성능을 주로 봤다면, 이제는 디자인 선택지도 넓어졌다”며 “가전의 경우 기술 수준이 상향 평준화된 만큼 디자인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라이프스타일 제품의 해외 시장 공략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북미시장에서 온라인을 통한 ‘2020년형 라이프스타일 TV’ 행사를 열고 라이프스타일형 TV ‘더 테라스’(The Terrace)와 ‘더 세로’(The Sero)를 출시했다. 삼성전자의 라이프스타일 TV는 2016년 첫 출시 이후 제품군이 다양해지며 매년 2배가량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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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시내 한 매장에 삼성전자의 라이프스타일 TV가 설치돼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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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향후 10년은 ‘경험의 시대’가 될 것”이라며 라이프스타일형 제품군 확대를 예고했다. 그는 “경험의 시대에는 다양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변화시키고 도시를 재구성해야 한다”며 “삼성의 인간 중심 혁신이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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