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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이성윤, 공개항명 다음날 윤석열 주례 대면보고도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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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보고 대체하고 불참 이례적

양측 갈등 점점 심해지는 모양새

대검 “종종 있는 일” 확대해석 경계

이 지검장 없어 이재용 논의 불발

중앙일보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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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전날 ‘공개 항명’ 논란을 일으켰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주례 대면 보고를 서면 보고로 대체했다. 이에 따라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의 갈등이 갈수록 짙어지는 모양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이날 예정돼 있던 윤 총장과의 주례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서면 보고를 했다. 주례회의는 매주 수요일 오후 윤 총장 집무실에서 진행되며 이 지검장은 거의 매번 참석해 중앙지검 주요 수사 상황을 윤 총장에게 대면 보고해왔다.

이날 이 지검장의 불참과 관련해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의 갈등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측은 전날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 수사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중앙지검은 공개적으로 윤 총장이 채널A 이모 기자의 신청을 수용해 3일 열릴 예정인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절차 중단과 수사팀에 대한 ‘특임검사 수준의 독립성 보장’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공개 항명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특히 대검이 중앙지검의 요청을 즉각 거부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대검 측은 전날 “범죄 성부(成否)에 대해서도 설득을 못 하는 상황에서 특임검사에 준하는 독립성을 부여해 달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했다면 최소한 그 단계에서는 법리상 범죄 성립과 혐의 입증에 대해 지휘부서인 대검을 설득시켜라”고 강조했다. 또 “수사는 인권 침해적 성격이 있기 때문에 상급기관의 지휘와 재가를 거쳐 진행되는 것이라는 기본마저 저버리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지검장이 주례회의에까지 불참하면서 검찰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검 관계자는 “일정이나 사정상 대면이 어려울 경우 주례회의는 서면으로 종종 대체됐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지검장 입장에서는 공개 항명을 해놓고 그다음 날 항명 대상인 윤 총장을 대면하기가 껄끄러웠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이 지검장이 윤 총장과 얼굴을 맞대는 것조차 싫어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게 돼 이 지검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의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이 지검장은 취임 이후 최강욱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문제를 놓고 ‘총장 패싱’ 논란 등을 일으켰다. 이어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관련자 사법처리 때도 기소에 반대하면서 윤 총장과 각을 세웠다.

한편 이날 주례회의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가 논의될 예정이었다. 이 부회장 사안은 지난달 26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불기소 권고를 내렸던 사안이다. 하지만 중앙지검 수사팀을 비롯해 검찰 내부에서는 기소 강행 여론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어 이날 회의 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실제 이 지검장이 제출한 서면 보고 자료에도 이 사건 처리 방안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지검장이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깊이 있는 논의는 진행되지 못한 상황이라 향후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함민정·나운채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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