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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맨 앞줄과 맨 뒷줄인데도 감염…그날 교실엔 에어컨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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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천동초교 5학년 3명 코로나19 확진

같은 반, 다른 반 친구 각각 1명씩 '양성'

담임교사 감독, 화장실 갈때도 마스크써

대전시 "교실 에어컨 가동, 급식때 감염 가능성"

대전지역 초등학교에서 학생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역 당국이 감염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중앙일보

1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전 동구 천동초등학교 교문에 임시 폐쇄 안내문에 붙어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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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과 30일 대전 동구 천동초등학교 5학년 학생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가운데 29일 1명(대전 115번)이 중학생 형(114번)과 함께 먼저 확진됐고 30일에는 2명(120번·121번)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0번·121번 환자는 무증상 상태에서 검사를 받고 ‘양성’으로 나왔다.

120번 확진자는 115번 확진자와 같은 반이다. 교실에서는 맨 앞줄과 맨 뒷줄에 앉아 수업 중에는 10m가량 떨어져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두 학생은 같은 학원(영어)에 다니지만, 수업시간이 달라 동선이 겹치지는 않았다. 교실 외에는 동선이 겹치는 부분이 없어 방역 당국은 ‘학교 내 감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른 반 학생인 121번 확진자는 115번 확진자와 친한 사이로 같은 학원(합기도)에 다닌다. 두 학생은 평소에도 서로의 집을 오갈 정도로 가깝게 지내 접촉 기회가 많았다고 한다. 반면 115번 확진자가 다니는 두 곳의 학원 교사와 원생 126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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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대전 동구보건소에서 의료진들이 초등학생과 시민을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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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진행된 115번 확진자의 같은 반 학생 24명과 담임 교사에 대한 검사에서는 1명(120번)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대전교육청은 감염 확산에 대비, 5학년 167명 전원은 물론 천동초 재학생 1018명 전원에 대한 검사를 방역 당국에 요청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115번 확진자 형제는 어머니(113번·어린이집 원장)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113번 확진자가 운영하는 어린이집 원생과 교사들은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대전시교육청과 방역 당국의 조사 결과 천동초 학생들은 등교부터 하교 때까지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했다. 급식시간은 물론 화장실에 갈 때도 담임교사가 인솔했다. 학생들이 마스크를 벗을 것을 우려해 쉬는 시간마다 12명의 인력을 투입, 복도와 화장실에서 관리·감독이 이뤄졌다.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쉬는 시간에 다른 반에 가는 것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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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대전시 동구 가양동 대전가양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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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호 대전교육감은 “초등학교는 담임교사가 교실에 상주하는 시스템으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쉬는 시간에도 관리와 감독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두 명의 학생이 추가 확진돼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115번 확진자가 등교했던 지난 22~24일 사흘 가운데 22~23일 이틀간 5학년 교실에서 에어컨을 가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2일은 대전지역 낮 최고 기온이 33도, 23일은 31.5도까지 올라가면서 교실마다 2시간가량 에어컨을 켰다고 한다. 매뉴얼에 따라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켰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방역 당국은 급식실에서의 감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15번 확진자와 120번 확진자가 교실에서는 접촉하지 않았지만, 급식실에선 가까운 거리에서 밥을 먹은 사실이 확인됐다. 둘 사이의 거리는 2m가량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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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대전시 동구 가양동 대전가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이날 코로나19확산을 막기 위해 동구 지역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 등교를 2일부터 중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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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관계자는 “에어컨을 켜고 환기를 했다지만 2시간을 가동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며 “초등학교는 급식실 의자가 작아 외로 가까이서 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신진호·김방현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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