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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코로나發 경제 안갯속… 금융사 수장들 휴가도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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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하반기에도 가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금융사 수장들이 여름 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직원들의 자유로운 휴가 사용을 보장하기 위해 앞장서 떠났던 이들이지만, 최근 금융산업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만큼 쉽게 자리를 비우지 못하는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지주(055550)회장은 아직 올해 여름 휴가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휴가를 반납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및 금융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라 아직 휴가 일정을 잡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조 회장은 8월에 휴가를 내고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했다.

조선비즈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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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아직 휴가 일정을 잡지 못했다. 지난해는 8월에 3일 휴가를 썼다. 손 회장은 여름 휴가를 가게 될 경우 국내에서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상반기 성과를 정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반영한 경영 계획을 구상하는 것도 때 손 회장의 주요 휴가 계획 중 하나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역시 언제 휴가를 떠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시간이 난다면 자택에서 머무르는 ‘집콕’ 휴가를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다. 평소 다독가로 유명한 김 회장은 독서와 하반기 경영계획 구상 등으로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이 외 김정태 하나금융지주(086790)회장도 아직 휴가 일정이 미정이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보통 회장님들의 일정은 빠르면 몇달 전부터 결정되는데, 지난해에는 일찌감치 7~8월 휴가 계획을 정했었다"며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산업 업황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쉽게 일정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바쁜 일정 가운데 어렵게 짬을 낸 수장들도 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오는 8월 초 여름 휴가 일정을 잡았다. 국내 소비 진작과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사생활의 밸런스) 보장, 자유로운 휴가 사용을 장려해야 하는 만큼 하반기 경영 구상 차원에서 휴가 일정을 소화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병환 농협은행장도 8월 중순 휴가를 계획 중이다. 손 행장은 코로나19로 농업인 피해가 심각하고 농가 일손도 부족한 만큼, 안전한 농촌 지역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농가에서 숙식하며 농촌 문화를 경험하는 ‘팜(Farm) 스테이’에 참여하기로 했다. 앞서 농협은행을 이끌던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도 지난해 여름 휴가 때 팜스테이에 참여한 바 있다.

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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