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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사업재편 마무리한 SK네트웍스… 최신원 회장이 이끄는 환골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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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딩·주유소·패션 등 수익 적은 사업 과감히 구조조정

SK네트웍스(001740)가 직영 주유소 전부를 현대오일뱅크에 넘기면서 2016년부터 이어진 사업구조 재편을 마무리했다. 종합상사 중에 눈에 띄는 변신을 지속해온 SK네트웍스가 계속해서 성장동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SK그룹의 모태인 SK네트웍스는 1953년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가 세운 선경직물이 전신이다. SK네트웍스는 주력 사업을 무역업에서 휴대폰 유통과 주유소, 그 이후에는 렌터카, 가전 렌털업으로 바꾸는 등 꾸준히 성장동력을 찾아내고 있다. SK네트웍스는 한때 ‘덩치 큰 약골’이라는 평을 들었지만 ‘렌털강자’로 떠오른 상황이다. 렌털사업은 최근 구독경제(일정한 금액을 내면 꾸준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로 주목받으면서 SK네트웍스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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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조선DB



SK네트웍스의 환골탈태에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이 있다. 최신원 회장은 최종건 창업주의 차남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이다. 1980년 선경합섬(SK케미칼)에 입사해 선경그룹(SK그룹) 상무, SK유통 부회장, SKC 회장 등을 거쳐 2016년 3월 SK네트웍스 회장으로 선임됐다.

◇ 종합상사업에서 유통업, 렌털업까지… 끊임없이 바뀌는 주력사업

최신원 회장은 SK네트웍스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그는 2016년 4월 SK네트웍스 첫 출근날 서울 명동 본사 로비에 있는 부친 최종건 회장의 동상에 큰절을 올리며 "그룹 모체인 SK네트웍스를 다시 반석에 올리겠다"고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18개층을 돌며 직원들과 악수하며 의지를 다졌다.

최신원 회장은 SK네트웍스의 ‘사업적 독립’을 이끄는 데 주력했다. 그의 취임 당시 SK네트웍스는 SK텔레콤으로부터 휴대폰 물량을 받아 대리점에 납품하거나 SK에너지로부터 기름을 매입해 전국 가맹점에 파는 유류 도매업 등 트레이딩 사업에 의존하고 있었다. 주로 계열사 물건을 받아다 유통하는 사업으로, 큰돈을 벌기는 어려운 구조였다.

최신원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군을 과감히 정리하며 사업재편에 나섰다. SK네트웍스는 2016년 패션 부문을 3300억원에 현대백화점에 매각하고, 재승인에 실패한 워커힐 면세점 사업을 과감히 접었다. 이듬해에는 LPG충전소와 주유소 도매사업을 각각 SK가스와 SK에너지에 매각해 신사업 투자금을 마련했다. 지난달에는 직영 주유소를 코람코, 현대오일뱅크에 이관해 1조3000억원대의 매각자금을 마련했다.

◇ 차량·환경가전 렌털로 사업구조 재편… 비중도 68%로 늘어

최신원 회장은 대신 수익을 낼 수 있는 렌털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SK네트웍스는 2016년 가스레인지·오븐·정수기·비데 등 주방 생활가전 제조업체인 동양매직(SK매직)을 6100억원에 사들이며 가전 렌털업에 뛰어들었다. 2018년에는 AJ렌터카 지분을 인수하면서 사업구조를 완전히 뜯어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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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의 영업이익 중 홈케어(SK매직)와 모빌리티(SK렌터카 등)의 비중은 2017년 29%에서 2018년 37%, 지난해 68%로 급증했다./SK네트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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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의 렌털사업은 구독경제의 인기와 1인가구 증가 덕분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SK매직은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안마의자 등 렌털 계정을 확대해 2016년말 인수당시의 2배에 가까운 180만 계정을 달성했다. 최근 3년간 영업이익도 319억원에서 505억원, 798억원으로 증가했다.

렌터카 사업에서도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SK렌터카, AJ렌터카 양강체제를 구축한 결과 운영대수는 21만대를 돌파했다. 2016~2018년 300억원대에 머물던 영업이익도 1200억원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SK네트웍스의 사업구조도 5년 만에 완전히 변화했다. SK네트웍스의 영업이익 중 홈케어(SK매직)와 모빌리티(SK렌터카 등)의 비중은 2017년 29%에서 2018년 37%, 지난해 68%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 가전렌털의 영업이익은 45%, 자동차렌털의 영업이익은 78% 증가하며 코로나19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끌었다.

재계와 증권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달 직영 주유소를 현대오일뱅크와 코람코 컨소시엄에 넘겨 1조3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 상황이다. 매각대금은 렌털사업으로 높아진 부채비율을 낮추는 것과 신사업 투자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유소 사업 매각을 통해 렌털 비즈니스 주력화가 탄력받았다"며 "렌털사업의 실적이 가시화되면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를 저점으로 영업이익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전략적인 상사부문의 외형 축소가 전체 영업이익률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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