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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일부 기관투자자 '꼼수'로 SK바이오팜 공모주 챙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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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하이일드펀드는 점차 입지가 좁아졌다. 연말까지인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 일몰을 앞두고 시장 관심이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런데 지난 6월 중순 이후 갑자기 설정액이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업계에선 SK바이오팜 공모주 우선 배정을 받기 위해 일부 기관투자자가 하이일드펀드 확대에 나선 영향으로 본다. 이 과정에서 공모주 우선 배정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채 수요예측에 참가한 기관투자자도 일부 있다는 후문이다. "규정과 상관없이 우선 SK바이오팜 공모주를 받고 보자"는 분위기에 편승한 셈이다. 결국 개인 등 공모주 투자자에 대한 역차별, 더 나아가 자본시장 신뢰를 깨트리는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머니투데이

금융투자협회 집계.




지속적으로 줄던 하이일드펀드 설정액, 6월 중순부터 증가.."SK바이오팜 때문"



1일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국내 하이일드펀드 설정 규모는 1년 전인 2019년 6월 말 기준 7509억원에서 올해 초 5502억원, 지난 6월 1일 기준 3971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그러다 지난 6월 중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6월 중순부터 하이일드펀드 설정 규모가 점차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15일 기준 4000억원을 넘더니 22일에는 5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6월 29일 기준 설정액은 5991억원이다. 이 달에만 50% 이상 증가했다.

갑작스런 하이일드펀드 설정액 증가는 SK바이오팜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 6월 17~1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하이일드펀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공모주의 10%에 대해 우선 배정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사모 하이일드펀드 설정액 변화 추이는 SK바이오팜 공모 일정과 더 일치한다. 사모 하이일드펀드의 설정 규모는 연초 753억원에서 지난 6월 1일 662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다 SK바이오팜 수요예측을 하루 앞둔 지난 6월 16일 900억원을 넘고, 수요예측 첫 날인 17일 1100억원을 돌파했다. 이 달 증가율은 70% 이상이다.


"공모주 우선 배정 요건 충족 않고 일부 꼼수 투자도…자본시장 신뢰 문제"



이 같은 하이일드펀드 설정액의 갑작스런 증가는 SK바이오팜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챙기기 위한 기관투자자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하이일드펀드가 우선 배정 받을 수 있는 SK바이오팜 공모주의 10%는 약 959억원 규모다. 수요예측과 청약 열기를 고려하면 비교적 쉽게 SK바이오팜 물량 확보가 가능한 구조다.

일부 기관투자자는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고 SK바이오팜 수요예측에 참여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하이일드펀드가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받으려면 비우량채권과 코넥스 상장 주식을 전체의 45% 이상, 또 국내 채권을 전체의 60% 이상 담아야 한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요건을 충족하지 않고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가 있다는 지적이다.

상장 주관사 차원에서 모든 기관투자자의 투자 현황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공모주 우선 배정 요건과 상관없이 확약서만 제출하면 공모주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적 허점을 이용한 꼼수인 셈이다. 별다른 민원이나 문제제기가 없으면 후속 관리감독이 쉽지 않은 상황도 문제다.

또 혹시 공모주 우선 배정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채 수요예측에 나선 펀드가 적발될 경우 해당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투자자에 대한 처벌은 6개월 수요예측 참여 금지 등으로 비교적 무겁지 않다는 점도 이 같은 행태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위해 요건을 무시하고 수요예측에 참가한 기관투자자가 있다고 해도 이를 적발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긴 하다"며 "다만 이 같은 편법이나 불법이 적발될 경우 펀드뿐 아니라 기관투자자에게 제재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하이일드펀드로 공모주 우선 배정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채 SK바이오팜 공모주를 받아간 일부 기관투자자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이일드펀드 설정액이 갑자기 늘어나면 요건 충족을 위해 채권 거래량이 자연스럽게 증가해야 하는데, SK바이오팜 수요예측을 앞둔 기간 동안 비우량 채권 거래량에는 눈에 띄는 변동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K바이오팜 공모주 개인투자자의 경우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대출을 한 경우도 있는데, 기관투자자가 관련 규정을 무시하고 인기 공모주 물량을 우선적으로 받아간다는 건 불공정 문제로 번질 수 있다"며 "인기 공모주를 받기 위해 펀드 운용을 막무가내로 하는 셈인데, 이는 자본시장 전체 신뢰를 깎아먹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SK바이오팜 이후 또 다른 인기 공모주가 나올 때 같은 행태가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도윤 기자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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