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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하태경 "윤석열 때리기 계속하면 결국 키워주는 격"…윤 총장 정치적 체급만 높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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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장관과의 거듭된 갈등, 윤석열 총장 단숨에 범야 대권 주자 1위로 올라서 / 민주당 애써 의미 깎아내리면서도 당황스러움 감추지 못해

세계일보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은 1일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으로 수사팀과 갈등을 빚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섰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윤 총장과 첨예하게 대립 중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윤석열 때리기를 계속하면 결국 윤석열을 키워준다. 추 장관이 지금 윤석열 선거대책본부장 같지 않으냐"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윤 총장이)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는 추 장관 발언에 대해 "잘라 먹었다는 북한에서 주로 쓰는 말인데, 김여정처럼 후계자가 되고 싶은 것 아니냐"며 원색 비난했다.

이어 "윤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에 넣은 사람"이라며 "권력이면 이 정권이든 저 정권이든 똑같은 권력"이라고 강조했다.

조해진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검언유착' 의혹을 둘러싼 충돌에 대해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총대 메고 때리는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검찰이 완전 정치권력 투쟁판이 됐다. 콩가루 집안 같은 느낌"이라며 "어쩌다 우리 검찰이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당 출신의 무소속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 총장이 야권의 대선주자 1위가 된 것은 현 정부의 안하무인식 언행에 대한 반대급부"라며 "정부 여당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율사 출신 의원들도 이날 모임을 갖고 추 장관에게 날 선 비판을 가했다.

박형수 의원은 "총장에 대한 지휘권 행사가 요건이나 절차에 맞지 않는다"며 추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을 주장했다.

검사 출신인 김웅 의원은 "검찰총장의 지휘를 절반이 아닌 전부를 잘라먹은 이성윤 지검장에 대해 추 장관은 어떤 입장을 보일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한편 민주당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으로 수사팀과 갈등을 빚고 있는 윤석열 총장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총장이 스스로 약속도 어기고 예규도 어기면서 자문단 소집 신청권이 없는 피의자의 소집 신청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하기 위해 무리한 행동을 하는 것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과 원칙에 눈을 감고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는 검찰의 행보가 이뤄지고 있다"며 "자문단이라는 이름으로 제 식구 감싸기가 다시 이뤄질 경우 국민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김종민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검찰총장이 대검 부장들도 설득 못 하는 일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검찰 내부 분위기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윤 총장은 지금 자신의 측근 검사장에 관계된 기자에 대해서 자문단을 받아들이며 스스로 개입하고 관여하고 심지어 조종하고 있다"며 "이런 사람이 자기 장모와 배우자에 대해 수사가 개시되면 내로남불이란 표현이 모자라면 모자랐지 넘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과의 거듭된 갈등 속에서 윤 총장이 단숨에 범야 대권 주자 1위로 올라서자 민주당은 애써 의미를 깎아내리면서도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비판이 자칫 윤 총장의 정치적 체급만 높여주는 꼴이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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