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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문정인 “3차 북미회담, 고무적 동향”… 홍준표 “미국 또 속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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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대선 전 3차 북미회담 성사 가능성 ‘관심’ / 문 “미중 대결구도 속 北과 관계 개선으로 외교적 돌파구 마련할 듯” “우리나라, 미국에 버리는 카드 아냐”/ 홍 “美 대선 앞두고 또…위장평화회담에 속겠나”

세계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청와대가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추진을 언급한 가운데 성사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열린 한국·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미국 대선 전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 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이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낮게 점친 것과는 결이 다른 발언이다.

이런 가운데 문정인 대통령 통일안보 특별보좌관은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과 관련해 “회의적이긴 하지만, (미국에서) 고무적인 동향도 있다”며 미국 정가의 변화 기류를 언급했다. 그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럼에서 “현재의 미중 대결구도를 고려해야 한다. 미국 입장에서 지금 중국과 북한, 두 개의 적을 동시에 다룰 여력이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불리한 구도에 있고, 외교적 성과가 없기 때문에 대선 전이라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으로 외교적 돌파구를 만들면 중국을 대하는 데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회담 가능성엔 회의적인 생각이 들지만,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처럼 보수적이고 워싱턴 기류를 잘 아는 입장에서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다만 “북미정상회담을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줘야 할 분명한 카드, 민주당 쪽의 반발을 야기하지 않을 카드가 있어야 하고 사전 조율이 되어야 한다”며 “좋은 아이디어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문 특보는 “문재인 정부만큼 미국 백악관을 움직인 정부는 과거에 없었다”며 “미국도 우리를 버리는 카드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의 전략적 의지와 결기가 있으면 얼마든지 설득이 가능하다. 우리가 그만큼 레버리지가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3차 북미정상회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표심에 미치는 여러 변수 가운데 북미 관계로 얻는 외교적 성과의 영향력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경제위기까지 겹치면서 북한과의 협상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세계일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왼쪽), 홍준표 무소속 의원. 연합뉴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미국이 또 속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북미회담 가능성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2년 전 우리나라의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 국민과 세계를 속인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했듯 이번에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난번과 똑같이 추진한다고 한다”면서 “미국인들이 이번에 또 위장평화회담에 속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4일 존 볼턴의 회고록을 토대로 북미정상회담 중재 역할을 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바 있다. 홍 의원은 “볼턴의 회고록 보도내용을 보면 임진왜란 당시의 심유경(중국 명나라 외교관)이 생각난다”며 “거짓 외교로 동양 3국을 그 후 정유재란까지 오게 했던 그는 결국 일본으로 망명하기 위해 도주하다가 경남 의령에서 체포되어 척살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위장평화회담에서 누가 심유경 역할을 했는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라며 “이번 경우는 심유경처럼 만력제(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황제)를 속인 것이 아니라 최고 권력자와 공범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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