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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괴력의 천슬라` 테슬라, 도요타 앞질러 `자동차 시총1위`…머스크, 직원에 또 축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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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탓에 글로벌 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전세계 자동차업계 시가 총액1위 기업으로 등극했다. 1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도요타를 추월해 시총 1위기업으로서 3분기(7~9월)를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화석연료와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대가 저물고 친환경 신에너지와 전기자동차의 시대가 열리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일 뉴욕 증시 나스닥 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 대비 3.69%올라 1주당 1119.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테슬라 시가 총액은 2075억 5000만 달러(약 249조 4751억원)로 올라섰고, 이날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는 "하루 거래 마감가격(종가)을 기준으로 1일부로 테슬라가 같은 날 도쿄 증시의 도요타 시총(2027억 4000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전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자동차제조업체인 도요타를 시총으로 따돌렸다는 점에 주목했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그간 테슬라는 국내 개인 투자자(개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어왔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1000달러를 넘나들면서 '천슬라'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테슬라는 미국 100년 기업 포드 등 전통적인 자동차 대기업 시총을 앞지르면서 지난 달 말까지는 자동차 시총 2위를 지켜왔다. 다만 주가가 뛰면서 시총이 빠르게 늘었다. 앞서 지난 6월 30일 테슬라는 주가가 6.98%상승하면서 시가 총액이 2000억 달러를 돌파해 '글로벌 5대 석유사' 엑슨 모빌 시총을 넘어섰다.

1일 나스닥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테슬라 주가는 최근 12개월 새 400%올랐고, 올해 들어서는 170%올랐다. 투자 열기는 갈수록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주가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1일에는 본 거래 폐장 후 거래에서도 주가가 1.64%추가로 올라 분위기를 보여줬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내연기관 중심이던 자동차 산업 130여년의 시간이 이제는 전기차로 이동하는 시점에서 테슬라가 변화를 주도하면서 투자자들의 마음을 샀다고 풀이했다.

투자 열기 배경을 단기적으로 보면 테슬라가 S&P500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확실시된다는 점이 가장 먼저 꼽힌다. S&P500은 다우존스30, 나스닥 지수와 더불어 뉴욕증시 3대 대표 지수로 꼽힌다. S&P500는 주로 대형주 위주로 구성되기 때문에 상징성을 가진다. WSJ에 따르면 테슬라가 올해 2분기(4~6월)에도 흑자를 내면 S&P 500에 편입된다. 증시 상장 기업이 S&P 500에 편입되려면 가장 중요한 조건이 최근 영업 흑자를 냈어야 하고, 특히 네 분기 연속 흑자 기록을 내야 한다. 테슬라는 지난 2003년 창업 후 주로 순손실을 내왔지만 지난 해 3분기부터 분기별 흑자 행진을 이어왔다.

테슬라의 S&P500지수 편입 가능성은 테슬라를 공동 창업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언급했다. 1일 CNBC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머스크 CEO는 직원 수만 명에게 "정말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들은 놀라운 일을 해주셨다"면서 "여러분이 매우 자랑스럽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테슬라는 2일에 '2분기(4~6월) 차량 인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를 앞두고 머스크 CEO가 먼저 성과 축하에 나선 셈이다. 앞서 머스크 CEO가 직원들에게 "손익 분기점 돌파(흑자)가 아주 강력히 예상된다. 여러분이 만들고 인도한 모든 차 하나 하나가 차이를 만들어낸다. 승리를 위해 나가자 !"라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는 보도가 하루 전날인 6월 30일 CNBC 보도를 통해 전해져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바 있다.

테슬라는 태양광 등 대체 에너지를 비롯해 관련 분야에서 폭넓은 사업을 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전기차 판매가 매출의 80%이상을 차지한다. 전기차 판매실적이 높아야 흑자 가능성도 높아진다.

1일 자동차업계 분석업체 웨드부시의 대니얼 이브 분석가는 "2일 발표될 테슬라의 2분기 소비자 인도차량이 8만5000~9만 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6월 미국과 유럽에서 경제 재개 영향으로 반등이 일고 있는 데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내 수요가 강하다는 점"이라면서 "실제 분석치가 이보다 낮더라도 테슬라는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는 이달 22일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머스크 CEO가 2분기 흑자를 예상하면서 구체적인 근거를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2분기가 끝나는 6월을 전후해 테슬라는 이런 저런 가격 할인을 발표해 판매 늘리기에 나선 바 있다. 지난 5월 말 테슬라는 북미시장에서 모델S·X·3등 전기차 가격을 평균 6%정도 낮췄고, 중국에서 모델S·X 수입 가격도 4%가량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6월 22일 머스크 CEO는 트위터를 통해 "7월 1일부로 FSD(Full Self-Driving,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가격을 1000달러 더 올릴 것이며 테슬라의 기본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 파일럿(Tesla Autopilot) 앱'은 7월 1일까지 2000달러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테슬라는 최근 크게 네 가지 변수 탓에 주가가 크고 작은 출렁임을 보여왔다. 가장 눈길을 끈 건 머스크 CEO 트위터 사건이다. 그는 지난 5월 1일 트위터에 "내 생각에 테슬라 주가가 너무 높다"고 밝혀 당일 주가가 11%가까이 급락한 결과 테슬라 시가총액 140억달러가 증발했다. 머스크 CEO는 인건비가 높은 캘리포니아에 공장을 세우는가 하면 오프라인 매장과 딜러 중심 자동차 유통망을 무시하고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는 식으로 자동차 업계 관행을 깨트리는 등 여러가지 튀는 행동으로 관심을 받아왔다.

다음으로 꼽히는 변수는 '배터리 데이'다. 오는 7월 7일로 예정된 테슬라의 배터리데이 행사 겸 주주총회가 연기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주가도 술렁였다. 행사 겸 주총은 오는 9월 15일로 잠정 연기됐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전기차 수요·공급 불안은 가장 중요한 변수다. 앞서 3월 코로나19가 북미·유럽을 덮치면서 글로벌 수요 감소가 가장 큰 걱정거리로 떠오른 상태다. 테슬라 전기차 미국 공장이 있는 캘리포니아 주 등이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경제활동을 일시 중단하자 머스크 CEO가 이에 반발하면서 주·카운티 정부와 테슬라간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이 내수 다지기에 나서면서 자국 전기차 산업 육성에 공들이기 시작한 것도 변수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올해 중국이 자국 저가 전기차를 염두에 두고 보조금 정책을 바꾸는 등 적극 공세에 나선 상태다.

앞으로 테슬라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에 대한 월가 분석은 제각각이다. 지난 달 중순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테슬라 주가가 여전히 거품이라는 의견을 냈다. 모건스탠리는 미·중 갈등 우려 등을 이유로 들면서 테슬라 목표 주가를 기존 680달러에서 650달러로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 주식 투자 의견을 '보유'에서 '매도'로 하향했다. 같은 시기 골드만삭스는 테슬라 목표 주가를 기존 625달러에서 650달러로 올리기는 했지만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

다만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각 국 정부가 '탄소 배출 줄이기' 친환경 정책을 펴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영국과 브라질 등 각 국 정부가 앞다퉈 테슬라 공장 유치에 나서는 등 시장 환경이 긍정적이라는 판단도 나온다. 지난 달 말 도이치방크는 테슬라 목표 주가를 기존 850달러에서 900달러로 상향하면서 투자 의견도 '보유'로 유지한 바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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