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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아이돌 사관학교' 서울공연예고, 특목고 재지정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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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사모임 학생 동원 등 학내 비리
2018년부터 시교육청 감사... 수사 의뢰도
한국일보

2019년 2월 유튜브에 업로드된 서울공연예술고 졸업생들의 내부 고발 영상.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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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이 사적 모임에 학생들을 수차례 동원해 물의를 일으켰던 서울공연예술고가 특수목적고등학교 재지정에서 탈락했다.

2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시내 예술계열 특목고 4곳에 대한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특목고 재지정 평가 대상이었던 덕원예고ㆍ선화예고ㆍ서울예고ㆍ서울공연예고 가운데 서울공연예고만 기준점수 70점에 미달해 지정 취소 절차에 들어갔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공연예고는 학교 운영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부적절한 외부 행사에 학생을 동원하는 등 반복적 감사 처분을 받은 것이 지정 취소의 주요 이유가 됐다"고 밝혔다.

2009년 개교한 서울공연예고는 가수 방탄소년단의 정국, 수지 등 대중문화계 종사자를 많이 배출해 '아이돌 사관학교'로 이름이 높았다.

하지만 2018년부터 교원채용 비리,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횡령, 외부행사의 부적절한 학생 동원 의혹 등이 제기되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 학교 학부모들은 지난해 2월 교장 파면 등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해 21만여명의 동의를 받았고, 졸업생들도 유튜브에 뮤지컬 형식의 동영상으로 학내 비리를 고발하기도 했다.

이같은 서울공연예고의 비리 의혹에 대한 다수의 민원이 제기되면서 서울시교육청은 2018년 10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학생들이 최소 10차례 부부인 교장과 행정실장의 사모임에 동원돼 공연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운영 보조금 1억여원을 받고 부적정하게 집행한 점, 교장이 학교법인 소유차량을 개인적으로 이용하고 유류비를 학교 회계로 지출한 점 등이 확인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또한 학생들의 외부 공연 사적 동원 의혹과 관련해 학생인권옹호관 직권조사를 통해 학생인권보장 촉구와 교육환경 개선 권고를 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남부지검에서 일부 의혹 사실에 대한 처분 결과 통보를 받았다"며 "수사결과에 따른 감사 처분사항을 보완해 서울공연예술고에 대한 감사결과 처분을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목고 지위를 잃으면 학교는 앞으로 학생을 전국 단위로 뽑을 수 없고 서울 내에서만 선발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현 재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특목고 학생으로 인정받고 당초 계획된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지정 취소 절차에 들어간 서울공연예고는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청문 절차를 거친다. 예술계열 특목고의 지정취소는 교육부 동의를 얻을 필요가 없어 이르면 올해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목고 재지정을 결정하는 특목고 운영 성과 평가는 5년 주기로 이뤄진다. 이번 평가에서는 모든 항목에서 '보통' 평가를 받으면 도달할 수 있는 기준 점수는 기존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조정됐고 감사 지적사항 감점도 5점에서 10점으로 배점이 커졌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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